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지난 25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세월호 급변침 원인 검증을 위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참위는 그동안 침몰 원인 중 하나로 꼽힌 급격한 우회전이 ‘솔레노이드 밸브(전자 밸브) 고착’과 관련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연관성이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반대되는 의견도 있는 만큼 추가 조사를 통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급선회의 원인, 횡경사(선박이 현 측으로 기운 상태)의 원인, 급속한 침수 원인 등을 조사해왔다. 세월호 침몰이 우현 급선회로부터 시작된 만큼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고자 세월호 조타장치 모형을 제작해 실증 시험을 했다.
앞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위원 6명 중 3명은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해 러더(Rudeder·방향키·방향타)가 우현으로 각도를 바꾸는 등 조타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이 우현 급선회의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3명은 선체 내부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외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사참위는 세월호와 동일한 형식과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제조사의 자문을 받아 조타 장치 모형을 만든 뒤 여러 시나리오를 적용해 방향타의 움직임을 검증했다. 실험은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한 것을 전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조건은 인천행 타기 장치 한 대만 사용한 경우였다. 조타수가 우현 5도로 조타하고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발생, 방향타 우현 각도 변경, 세월호 우현 급선회, 인천행 타기 장치 정지 및 제주행 작동, 조타수 좌현 8도 각도 변경 순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조건은 인천행과 제주행 타기 장치 두 대가 동시에 작동한 경우였다. 조타수가 우현으로 각도를 변경해 조타하고 인천행 타기 장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발생, 방향타 우현 각도 변경, 세월호 우현 급선회, 조타수 좌현 8도 조타 순으로 진행됐다.
전원위원회 논의 결과 첫 번째 조건은 가능성이 작다는 결론이 나왔다. 첫 번째 조건이 가능하려면 인천행 타기 장치를 정지하고 제주행을 작동하는 선원들의 긴급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선원들은 현재까지 이러한 긴급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 역시 조타수가 우현으로 각도를 변경했다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과 상관없이 정상 작동 중에도 급선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첫 번째 조건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선원들이 시종일관 우현 각도 변경 조타 행위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재현 실험에서 정상 조타 시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하면 우현 각도 변경 현상이 반복적으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위의 재현 실험 결과는 세월호 블랙박스 녹화 영상,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 등 객관적 증거에도 부합한다.
사참위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 여부 및 긴급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