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농협금융 회장직은 김광수 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됐다.
농협금융은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이날 은행연합회 사원총회에서 은행연합회장으로 최종 선임되면서 농협금융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이날 농협금융에서 퇴임식을 치르고 다음달 1일부터 은행연합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경영 승계 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마쳐야 한다. 추천 기한은 내년 1월 초다.
신임 회장은 농협금융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대행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김인태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맡는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는 일찌감치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면 농협금융 회장은 대대로 관료 출신 인사가 맡아왔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지역 농축협이 출자해 설립한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소유한 민간 자본 기관임에도 정책자금을 운영하고 농민을 위해 이익을 환원한다는 점에서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설립 법상 공공기관이 아님에도 관 출신 회장이 많았던 이유다. 관료 출신 인사들로서도 민간 금융기관 경력을 쌓아 다음 행보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여서 인기가 높다.
일각에서는 내부 출신 회장이 배출될 가능성도 점친다. 내년이면 농협금융도 출범 10년차를 맞는 만큼 그룹사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내부 후보군도 충분히 풀이 갖춰졌다는 주장이다. ‘관치’의 틀을 벗고 이미 내부 출신 회장 인선이 제도화된 4대 금융그룹과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기상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정부 개각 등과 맞물려 있어 전·현직 관료들의 연쇄 이동에 따라 농협금융 회장 후보군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농협금융 내에서는 내부 출신 인사가 오를 때도 됐다는 갈증도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