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3 대선에서 사기가 이뤄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최측근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 CNN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자유의 메달 수여식 직후 기자들이 바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묻자 “그(바 장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니 (사기 증거를) 못 본 것이다. 그가 찾으면 조지아 상원에서 지금 보고 있는 그런 종류의 증거를 볼 것”이라며 “바로 지금 조지아에서 청문회를 거치고 있고, 엄청난 (증거) 양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서 그게 엄청난 사기이기 때문에 (바 장관의 언급은) 실망”이라고 덧붙였다.
바 장관은 지난 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선거 기계의 프로그램이 조작됐다는 등 이번 대선에서 체계적으로 사기 행위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미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이 조사했지만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 장관을 신임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부터 몇 주 뒤에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라. 사람들은 이 모든 사기를 봐야 한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바 장관을 백악관으로 불러 불같이 화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백악관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 장관에게 짜증을 냈으며, 그를 교체할지도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 장관은 지난 1일 AP통신과의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백악관에 들어서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일정에 바 장관과의 면담은 없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위해 연설한 루 홀츠 전 노터데임대학 풋볼팀 코치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자유의 메달은 국적에 상관없이 미국 국가 안보와 이익, 세계 평화, 문화와 공적 영역에 이바지한 민간인에게 주는 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