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확 늘어난 해외 선물투자…'기본예탁금' 도입하나

1~8월 나스닥 미니 선물 등 173%↑

국내 시장과 달리 진입규제 없어

"투자자 보호 형평성 맞춰야" 지적

당국 "해외 장내파생 예탁금 검토"




금융 당국이 해외 선물·옵션 규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선물·옵션 시장과 달리 기본 예탁금이나 의무교육, 모의 투자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가운데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미니·마이크로 선물 거래량이 증가해 ‘규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4일 국회와 금융 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서면으로 “해외 장내 파생 상품 거래 시에도 기본 예탁금 제도를 운영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국내·해외 장내 파생 상품을 거래할 때 투자자 보호 규제 차이가 있다”며 “기본 예탁금과 교육 규제 차이가 있어서 이와 관련한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이 같은 의견을 보낸 것은 10월 국정감사 당시 홍 의원이 “해외 선물·옵션 거래 진입 장벽이 국내 선물·옵션 시장보다 훨씬 낮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 선물·옵션의 경우 레버리지를 크게 끌어올 수 있는 만큼 고위험·고수익 투자 상품으로 거론된다. 당시 윤석헌 금감원장도 “최근 파생 상품 유통을 포함한 자본시장의 투기성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동의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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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해외 선물·옵션에는 특별한 투자자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금·돈육 선물을 제외하면 국내 선물·옵션 시장에서 첫 거래 시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 이상 예치해야 한다. 파생 상품 교육과정도 1시간 이상 들어야 하며 이후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모의 투자 과정 역시 3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해외 선물·옵션의 경우 거래소별 증거금 규제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따로 적용되는 규제가 없다.

특히 올해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이 강해지면서 나스닥 미니·마이크로 선물 거래량도 폭증했다.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1~8월 사이 나스닥 100 E-mini와 Micro E-mini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2,034만 계약을 돌파해 지난해 전체 거래량(745만 계약)보다 173%나 증가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금융 당국이 지난 국정감사를 계기로 해외 선물·옵션에 대해 기본 예탁금 규제 등을 신설해 국내시장과 규제 눈높이를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국이 해외 선물 규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선물 규제 강화가 ‘암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FX마진거래의 경우 증거금이 1만 달러 수준에 달해 오히려 계좌를 중개 업체에 위탁하는 등 암시장이 더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선물과 옵션을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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