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28세부터 노동 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 인생’에 진입해 45세에 노동 소득의 정점을 찍고 59세부터는 소비가 노동 소득보다 많은 ‘적자 인생’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15∼64세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125조 원은 정부가 14세 이하 유년층에게 61조 원,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64조 원씩 배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7일 발표한 ‘2017년 국민 이전 계정 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 이전 계정은 연령별 노동소득과 소비·연금 등 공적 이전, 가구 내·가구 간 사적 이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재정 부담이 세대 간에 어떻게 재분배되는지 보여준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애 주기를 보면 0세부터 27세까지는 소비가 노동 소득보다 많아 적자다. 이러한 적자는 16세 때 3,215만 원으로 최대를 찍는다. 노동 소득은 0원이지만 교육 비용 등으로 소비가 3,215만 원으로 생애 주기 중 최대다. 28세부터 58세까지는 노동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인생이 이어진다. 흑자는 45세 때 1,484만 원으로 가장 많다. 45세에는 노동 소득이 3,354만 원으로 정점을 찍는 반면 소비는 1,870만 원에 그친다. 59세부터는 다시 적자 인생으로 돌아선다. 나이가 들수록 적자 규모는 커진다. 59세(노동 소득 1,866만 원·소비 1,912만 원)의 적자는 45만 원인데 65세(노동 소득 993만 원·소비 1,808만 원)는 815만 원, 75세(노동 소득 194만 원·소비 1,659만 원)는 1,464만 원으로 적자가 불어난다.
세금과 연금 등 공공 이전의 흐름을 살펴보면 15~64세 노동연령층은 받는 돈보다 내는 돈이 많은 순 유출을 보였고 이 돈은 14세 이하 유년층과 65세 이상 노년층에 순 유입돼 돌아갔다. 2017년 기준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은 전년(112조 7,000억 원)보다 11.1%(12조 5,000억 원) 증가한 125조 2,000억 원이다. 이 중 60조 7,000억 원은 유년층에게, 64조 5,000억 원은 노년층에게 각각 재배분됐다. 유년층과 노년층 재배분 규모는 전년보다 각각 4.7%(2조 7,000억 원), 17.7%(9조 7,000억 원) 늘었다. 유년층은 주로 교육 부문에서 공공 이전을 받았고 노년층은 주로 보건·연금·사회 보호 부문에서 공공 이전을 받았다. 연령별로 보면 0~22세는 공공 이전이 순 유입됐고 23~60세는 순 유출됐으며 61세부터는 다시 순 유입이 발생했다.
2017년 정부가 제공하는 보건 의료 비용인 공공 보건 소비는 69조 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유년층은 5조 1,000억 원으로 2.1% 늘어났고 노년층은 28조 4,000억 원으로 12.1% 증가했다. 사교육 등 민간 교육 소비는 54조 5,000억 원으로 3.1% 늘었다. 연 1인당 민간 교육 소비는 16세에 934만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