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지(002870)가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최근 택배 대란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 중이다. 택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택배 상자로 사용되는 골판지가 대란 조짐이 보이면서 최근 제지업종 전반이 강한 상승 흐름을 기록 중이다.
7일 오후 1시 40분 기준 신풍제지는 전 거래일 대비 14.53% 증가한 4,7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풍제지의 주가는 지난 달 16일 이후 지난 4일까지 67.27% 급등했으며 이날에도 10%대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신풍제지의 주가가 솟아오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골판지가 수급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택배·배달에 쓰이는 포장·박스용 제지 수요도 증가 중이다. 과거 골판지 기업에 주문 후 3~4일이면 납품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소요시간이 10~15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골판지 상자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지난 10월 국내 원지 생산 약 7.8%를 담당하는 대양제지가 화재사고를 겪으며 원지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업계는 현재 골판지 공급이 수요 대비 30% 가량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격 인상 기대를 업고 몸값이 뛴 신풍제지가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해명 공시를 시장에 안내했지만 주가는 진정되지 않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개장 전 신풍제지는 “경기도 평택공장 부지가 평택 국제화 계획지구 지정고시로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수용됨에 따라 지난 해 말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1월부터 철거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지류 유통업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골판지는 취급하지는 않는다”고 공시했다. 현재 제조업을 중단하고 종이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더불어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사명만 비슷할 뿐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이 ‘골판지는 사업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힌 만큼 언제든 시장 분위기가 돌변할 수 있어 투자에 신중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기성 자금도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명에 ‘제지’가 들어가 착각할 수는 있지만 단 100만원이라도 투자할 경우에는 사전에 최근 공시, 분기보고서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