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사업자들의 자금조달에 빨간 불이 켜졌다. CJ CGV(079160)에 이어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투자자 확보에 더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컬처웍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조정한다고 7일 밝혔다. 등급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신용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뚜렷한 개선세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등급 강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같은날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도 기존 A-에서 BBB+로 한단계 낮췄다.
당초 예상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는 점을 반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중이용시설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 10월 기준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8.8% 감소했다. 3·4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61.5%가 줄었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4분기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누적 매출은 1,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289억원 수준이다. 롯데시네마 대비 상영관이 적은 메가박스중앙은 전년 동기 대비 65.9%가 줄어든 8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497억원이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정비 부담으로 재무안정성도 크게 떨어졌다. 롯데컬처웍스의 3·4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1,755억원, 순차입금은 9,20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68.8%에 육박한다. 메가박스중앙의 경우 지난해 성수동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차입부담이 커졌다. 3·4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6,360억원, 순차입금은 6,038억원이다. 부채비율은 무려 747%에 달한다.
한기평은 이들 영화관 사업자의 영업실적이 앞으로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부터 3차 대확산 국면에 접어들면서 단기간 내 관람객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티켓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으나 영업실적 회복에 대한 기여도는 낮을 전망”이라며 “IPTV, OTT등 영화관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영화관의 관객 모객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관 사업자 가운데 신용등급이 가장 먼저 떨어진 CJ CGV는 이날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도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기업 펀더멘털과 추후 채권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 시기가 요원한 만큼 증자 등 재무적 대응과 더불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