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좀 외로웠고, 외로운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이야기를 지어내고 상상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갖게 됐는데,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1984’를 쓴 작가 조지오웰(사진)이 ‘나는 왜 쓰는가’에 이렇게 말했다. 오웰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를 책으로 풀어냈다. 어릴 적 누구나 혼자서 인형이나 동물을 데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형도 친구가 된 듯 마음이 따뜻해진 그런 경험 말이다. 오웰은 이것이 소설가의 출발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소설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혹시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쓴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강의가 온라인으로 개설됐다.
소설가 겸 문학비평가 김나정 박사가 고인돌 2.0 강좌 ‘나와라 소설탐정단’에서 소설 쓰기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김 박사는 두 번째 강의 ‘나’라는 소설가 만들기에서 나만의 필살기 만들기 그리고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법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가장 먼저 나는 어떤 소설을 좋아하는가를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잘 쓰게 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하다면 최근 읽은 책이나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무엇이 있었는지 다섯권 정도 적어볼 것을 권합니다. 어떤 작가는 소재를 고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가 하면, 어떤 작가는 언어를 아주 잘 골라서 씁니다. 혹은 어떤 작가는 사건을 잘 만들어내고 또 캐릭터를 잘 만들어내는 작가도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무엇을 잘하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그것이 바로 작가로서 필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김 박사는 소설은 인간학이라고 설명하면서 소설이 다루는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소개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본의 아니게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또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 등 법칙에 맞지 않는 묘한 관계 등,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윤리와 철학과도 연결이 됩니다. 혹은 지금 이 시대에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고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다룰 수도 있지요. 또 인간이란 것은 어떤 존재인가 라는 아주 형이상학적인 문제도 다룰 수 있습니다.”
강의는 소설을 쓰기 위해 세상을 관찰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묘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어서 설명해 나간다. 아울러 메모의 중요성, 그리고 언어감각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세 번에 나눠서 진행되는 이번 강좌는 1강 이야기꾼의 조건, 2강 이야기판을 벌려보자, 3강 이야기에 맛과 짜릿함 더하기 등으로 진행된다. 강의를 모두 듣고 나면 소설 쓰기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이번 강좌는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나 서양이나 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직접 강의실을 찾아가는 대신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일상 속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