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회사채시장 올해도 풍년…왕좌지킨 'KB', 세일즈 돋보인 '키움'

2020 IB 결산 <2>채권 부문

올해 회사채 발행 126조원...자금시장 경색에도 선방

왕좌 지킨 KB증권...신규 발행·ESG채권 주관 돋보여

SK그룹 딜 성공적 주관한 SK증권 DCM 신흥강자로

산업은행도 3,340억원 주관 참여..두산·한진 구원투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4월 유례없는 자금 경색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회사채 시장은 풍년이었다. KB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 발행 시장(DCM) 선두를 지켜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에스파워·넷마블(251270) 등의 발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통로 다변화에 기여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은 126조 910억 원(일반회사채·금융채 기준)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131조 8,050억 원보다는 적었지만 2017년(83조 3,930억 원), 2018년(103조 830억 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면서 대기업들도 현금 곳간을 쌓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 회사채 순발행액은 13조 8,000억 원, 기업어음(CP) 순발행액은 1조 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500개 대기업의 잉여 현금 흐름은 28조 1,45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2%(17조 4,486억 원)나 증가했다.

1015A23 회사채


기업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도 여전히 치열했다. DCM은 국내 빅4(KB·NH·한국투자·미래에셋대우)가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 체제다.


KB증권은 올해 총 252건, 금액으로는 13조 3,933억 원에 이르는 회사채 발행 업무를 주관하면서 DCM 선두를 지켰다. 올해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포스코 계열 에스파워, SK(034730) 계열 여주에너지서비스와 이지스자산운용, 넷마블 등의 공모채 신고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A-등급의 다소 낮은 신용도와 시장에 흔하지 않은 자산운용사의 채권인데도 불구하고 미매각 물량이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KB증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강조하는 지주의 경영 기조에 발맞춰 국내 ESG 채권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현대캐피탈(지속가능본드) △TSK코퍼레이션(그린본드) △롯데지주(지속가능본드) △KB금융(105560)지주(지속가능본드) 등 4곳의 원화 ESG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기관투자가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ESG 채권 활성화를 위한 리서치와 세미나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당장 내년부터 국민연금이 ESG 기준을 적용해 43조 원 규모의 국내 채권 위탁 자산을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수년 안에 연기금과 기관들의 투자 행태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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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들의 독식 판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각 4위·7위로 올라선 SK증권(001510)키움증권(039490)의 약진도 돋보였다. SK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000660)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SK실트론 △SK텔레콤(017670) △SK건설 △㈜SK △SK가스(018670) △SK E&S △SKC(011790) 등 다수의 SK그룹 계열사 딜을 주관하며 지난해 4위던 미래에셋대우를 제쳤다. 특히 10조 원이 넘는 인수합병(M&A)을 결정하면서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으로 떨어진 SK하이닉스의 15년물(사모) 최초 발행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키움증권은 A등급 이하 저신용 회사채를 주로 주관했다. 수익률은 높지만 기관투자가들은 꺼리는 물건들을 자사의 리테일 강점을 활용해 완판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한편 산업은행도 올해 이례적으로 3,341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참여했다. 회사채 신속 인수제와 기업 유동성 지원 기구(SPV)의 회사채 매입 일환이다. 올해 두산(000150)·두산인프라코어(042670)·한진(002320) 등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BBB등급 채권들의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며 미매각 물량을 인수해갔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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