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처음으로 2위와의 격차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하고 검사징계법 위반 등 각종 논란에도 법무부가 징계위원회 개최를 강행하려는 모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9일 여론조사 전문 회사인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5~7일 실시한 차기 대권 선호도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남녀 1,002명 대상)에 따르면 윤 총장은 28.2%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는 21.3%, 이 대표는 18.0%를 기록해 각각 2위, 3위에 머물렀다. 특히 윤 총장은 지난달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조사(11월 10일)보다 3.5%포인트 상승해 2위인 이 지사와의 격차를 6.9%포인트까지 벌리며 처음으로 오차 범위 밖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조사(18.4%) 대비 2.9%포인트 상승했고 이 대표는 무려 4.2%포인트 하락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대비 전 연령대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20대 지지율은 25.5%에서 28.0%로, 30대는 19.6%에서 25.4%로 상승했다. 40대는 18.4%에서 19.9%로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50대는 24.4%에서 32.4%로 급증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37.6%, 부산·울산·경남이 30.1%를 기록했으며 인천·경기와 서울에서도 각각 30.0%, 29.8%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면 호남권은 9.1%에 불과했다. 4위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5.4%), 5위는 각각 2.5%를 얻은 유승민 전 의원과 정세균 국무총리였다. ‘지지하는 주자가 없다’는 응답은 11.1%였다.
윤 총장은 같은 날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도 대선 선호도 1위에 올랐다.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7∼8일 대선 주자 선호도(전국 18세 이상 1,000명)를 물은 결과 윤 총장이 25.8%로 선두에 올랐다. 윤 총장 지지율이 리얼미터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똑같이 20.2%로 조사됐다. 윤 총장은 대구·경북(37.8%), 보수층(39.3%), 국민의힘 지지층(49.6%)에서 지지도가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의 윤석열 때리기가 과도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법원마저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반발 심리가 윤 총장에게 쏠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민주당이 ‘입법 독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야권의 비토권을 삭제한 공수처 개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조사는 유선전화 면접 20.4%, 무선 ARS 79.6%, 무작위 RDD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3%.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