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여전히 은행 달력의 인기는 뜨겁다. 11월 말 무렵부터 시중은행들은 내년도 달력을 배포하기 시작하는데, 최근 시중은행 입구에는 고객들의 많은 문의로 인해 ‘신년 달력 없습니다’와 같은 문구를 붙여놓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은행 문을 열자마자 달력을 달라고 오시는 고객 등 코로나19에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달력을 받기 위해 지점을 찾는다”며 “전화문의도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휴대폰으로도 달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고령층 등 여전히 종이 달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은행 달력은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다가 소위 ‘돈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은행들은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점점 달력 제작을 줄이는 추세로, 올해 한 시중은행은 달력 제작을 전년대비 70% 수준으로 줄였다. 달력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달력을 충분히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지점 관계자들의 고충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은행마다 달력을 1인 1개씩 주거나 통장을 보여줘야 하는 등 나름의 조건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막무가내인 고객들도 많기 때문이다. “통장 수대로 달력을 달라” “탁상용 말고 벽걸이로 달라” 등 고객들의 요구도 다양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력을 공짜로 드리는데도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며 “달력을 빨리 나눠드리고 소진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무료로 배포된 은행 달력이 중고거래 카페나 당근마켓 등에서 유상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중고나라에는 내년도 은행 달력이 개당 만 원에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