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가운데 최초로 무재해 2,000만 인시(人時)를 돌파했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소수인 정유업계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4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정기 보수를 실시하는 가운데서도 지난 2013년 10월부터 무재해 기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무재해 지속 기간은 2,592일로 이를 햇수로 바꾸면 7년이 넘는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재해 1,000만 인시를 달성한 2017년 9월 이후 2,000만 인시까지 신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이다. ‘인시’란 공장 운전원들의 근무시간을 누적 합산한 개념이다. 한 명이 한 시간 동안 근무한 것을 ‘1인시’로 계산한다. 통상 정유사들이 100만 인시를 채우는 데에 보통 100일 내외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의 무재해 2,000만 인시는 한동안 깨기 어려운 기록이 될 전망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정유 공장의 사고는 대규모 인적·물적·환경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에 안전과 환경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며 “대형 올레핀 생산 공장의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한 시스템과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재해 인시’는 정유 공장이 얼마나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현대오일뱅크는 많게는 하루 8,000명 이상이 투입되는 정기보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의 난이도가 특별히 높아진 상황에서도 무재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부여했다.
안전한 생산 현장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현장 작업자들은 작업에 앞서 TBM(Tool Box Meeting)을 실시하고 그날의 안전 관련 사항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지원인력을 포함한 공장의 모든 회의는 5분 가량의 ‘안전 한마디’로 시작한다. 안전 한마디는 국내외 제조업 사고 사례를 살펴보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화재와 폭발, 가스 누출, 해양오염 등 상황 별 종합비상대응훈련도 월 1회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과 제도, 사내 홍보를 통해 안전 인식을 강화해 온 현대오일뱅크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공장의 안전 수준을 한 차원 높여가고 있다. 여의도 1.5배 크기인 대산공장 곳곳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상 징후를 신속히 전파하는 설비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소지역의 화재진압을 위해 최첨단 굴절 소방차도 보유하고 있다.또한 올해 정기보수 기간에는 내부 유해가스를 감지해 통합관제센터에 즉시 자동 보고하는 시스템을 주요 밀폐 공간에 설치해 사고를 예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