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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 '기능적 완치율' 20배↑ 치료법 개발

서울대병원 김윤준·이정훈 교수팀

항바이러스제+주사제 치료 한달 뒤

B형간염백신 맞으면 16% 완치 확인

만성 B형간염 환자가 먹는 항바이러스제와 페그 인터페론 주사제 치료 1개월 뒤부터 B형간염 백신을 4회 접종하면 6명 중 1명꼴(16.2%)로 ‘기능적 완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바이러스제만 복용할 경우의 완치율인 연간 0.8%의 20배나 된다.

서울대병원 내과 김윤준·이정훈 교수팀이 만성 B형간염 환자 111명을 37명씩 △항바이러스제+페그 인터페론 48회(주 1회) 치료 후 백신 4회(52·56·60·76주) 접종군 △항바이러스제+페그 인터페론 치료 중 백신 4회(4·8·12·28주) 접종군 △항바이러스제 복용군(대조군) 등 3개 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100주 후 기능적 완치율을 비교한 결과다.




항바이러스제는 엔테카비르 성분(오리지널 제품은 BMS의 ‘바라크루드’)으로 매일 복용하고 백신은 B형간염 혈청 표면항원(HBsAg)이 포함된 재조합 제품을 썼다.


연구 결과 페그 인터페론 치료 종료 1개월 뒤부터 B형간염 백신 접종군은 100주 뒤 16.2%(37명 중 6명), 페그 인터페론 치료 중 백신 접종군은 5.4%(37명 중 2명), 항바이러스제만 복용군은 0%의 기능적 완치자가 나왔다. 이상반응은 복합치료군이 각각 81%, 70%로 대조군(3%)보다 훨씬 빈번했지만 심각한 이상반응 빈도는 2.7%, 5.4%로 대조군(2.7%)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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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은 예방백신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는 있지만 간세포의 핵 안으로 침입한 바이러스(HBV)까지 박멸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그래서 만성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서 바이러스 증식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B형간염 혈청 표면항원을 제거해 간경변증·간암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기능적 완치가 치료 목표인데 계속 약을 먹어도 연간 0.8%만이 목표를 달성한다. 완전히 사라지려면 52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또 먹는 항바이러스제와 페그 인터페론을 동시에 사용하면 혈청 표면항원 제거율이 높아진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지만 부작용과 낮은 비용효율성 때문에 표준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기능적 완치 단계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지속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치료를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김윤준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먹는 항바이러스제 단독요법으로 혈청 표면항원을 제거하는데 수 십년 이상이 걸렸지만, 광범위하게 사용해온 세 가지 약제를 조합한 세계 최초의 새 치료전략은 2년 안에 16.2%의 기능적 완치율을 달성해 항바이러스제 복용중단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이정훈 교수는 “(대규모 추가 연구를 통해 보다 정밀한 입증이 필요하지만) 이런 강력한 치료를 통해 향후 만성 B형간염 치료기간 단축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감염병학회지’(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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