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野 이철규, 필리버스터 8시간 넘겨…"국정원법은 개악"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 북한 정권만 도움"

발언 7시간 넘어가자 여당 의원들 항의 나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15시 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21시 50여분까지 6시간 넘게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15시 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21시 50여분까지 6시간 넘게 계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두고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국정원이 과거의 폐습, 어두운 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사찰하는 부작용만 노정될 우려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원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 직후 개시된 필리버스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 출신으로 국민의힘 첫 주자로 나선 이 의원은 8시간이 넘게 반대토론을 진행했다. 그는 필리버스터 개시 3시간44분 뒤, 박병석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약 2분 정도 화장실을 다녀온 것 외에는 연단에서 계속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두고 “국정원법 개정안 어디에도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시키는 조문이 없다”며 “그저 기존의 국정원이 담당해 오던 대공수사 기능을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역량을 감축시킨 것”이라며 “오로지 대한민국을 호시탐탐 적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정권에게만 도움이 되는 일을, 국회에서 지금 통과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의 정보수집 조사 대상에 ‘경제 질서 교란’이 포함된 것과 관련, “현대에 있어 경제를 빼놓고 말할 수 있는 생활은 아무것도 없다”며 “국정원이 사찰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을 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족사항은 물론이고 금융·통신·전과·출입국·병원진료 자료 등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그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과 단체장은 국정원장에게 제출할 의무를 법에 담았다”며 “국정원을 사찰기구로 변경시키는 개악”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내일이 되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여당 의원들이 이 법도 강행 처리해서 통과할 것”이라며 “누군가가 국민을 향해, 여당 의원에게 호소했다는 기록만큼은 남겨둬야 했기에 장시간 발언했다는 점을 이해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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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의원은 경찰법 개정과 관련된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이 지구상 어디에도 밤거리를 ‘아녀자’가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아녀자’는 사전적으로 ‘어린이와 여자’라는 의미이지만, 여성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아울러 발언 시간이 7시간이 넘어가자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항의하자 “이거 몇 시간 못 들어주나. 이거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냐”라고 반박했다. 항의가 계속 이어지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나서서 이 의원을 옹호했다. 장 의원은 진 의원을 향해 “동료 의원이 7시간째 이야기하고 있다”며 “예의를 좀 지켜달라”고 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양측 언쟁이 거세지자 “되도록이면 의제와 관련된 토론을 하면 바람직하겠으나 꼭 그렇게 제한해서 하도록 된 것은 아니다”라며 “의제에서 벗어나는 토론을 하더라도 가능하면 경청해주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섰다.

이 의원에 이어 두 번째 토론자로는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국정원 출신인 김 의원은 권력기관 개혁과 국정원 개편의 필요성 등에 대해 찬성 토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혜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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