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오피스텔 시장의 서울-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매매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서울 오피스텔 가격만 유일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매매 뿐 아니라 전세 시장에서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가격이 올랐지만 지방은 오히려 떨어졌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2020년 전국의 오피스텔 매매가 변동률은 -0.47%로 집계됐다. 경기도 -0.8%, 인천이 -1.57%, 지방도 -1.33%로 모두 우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서울만 유일하게 0.42%로 상승세를 보였다. 전국 전세가는 0.72% 올랐는데, 특히 서울(1.15%)과 경기(1.14%)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방은 -0.6%로 떨어졌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오피스텔 월셋값은 -0.15%로 하락했고, 인천(-0.88%)과 지방(-1.38%)도가격이 하락했지만, 서울(0.26%)과 경기(0.28%)는 오히려 올랐다.
올해 들어 지방 오피스텔이 약세를 보인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임대수익형 상품의 신축 공급이 계속되면서 노후되거나 구도심에 위치한 오피스텔은 하락세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경기가 침체해 수요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 반면 수도권은 임차인의 전세선호가 꾸준했고, 여기에 전세 품귀 현상이 동반되며 가격이 올랐다. 시도별로 보면 오피스텔 가격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은 세종(0.43%)이다. 상반기에는 하락세를 보이다가 ‘세종 천도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도 올랐다.
오피스텔 전셋값 변동률은 연초 서울과 경기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인 반면 인천과 지방은 공급과잉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신축 단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인천은 8월, 지방은 10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세가격 변동률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은 4월을 제외하고 오름세가 지속됐고, 경기는 3월~7월 약세를 보였으나 8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인천과 지방은 각각 9월, 10월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세시장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일부 전세 수요가 월세로 전환되고 수요가 늘면서 하반기 상승 추세로 이어졌다. 전세와 월세 시장에서도 세종이 각각 1.97%, 0.9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오피스텔(일부 도생 포함) 입주예정 물량이 총 6만1,467가구로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이후 입주물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현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매와 전, 월세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은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45%가량 줄어 2021년에도 매매와 임대시장에서 모두 가격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올해 하락세를 보였던 지방 매매시장은 물량 감소폭이 크지 않아 내년에도 약세를 보이면서 수도권-지방 간의 거래격차는 입주물량별, 입지요건별, 신-구단지별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지방 임대시장은 올해 하반기 상승 전환된 움직임이 내년에는 입주물량 감소와 맞물려 소폭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취득 시에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는 점도 2021년 오피스텔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형 상품 특성이 강하므로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매매금액을 포함한 투자비용이 늘어날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76%로 집계됐다. 직방 관계자는 “수도권은 4.62%로 작년에 수도권과 전국 임대수익률이 5%대였던 것에 비하면 수익률은 하락했다. 오피스텔 공급물량 감소로 임대수익 상품으로의 메리트가 다시 살아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