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디지털위안화 약진…전자상거래 첫 성공

中 2위 플랫폼 징둥서 2만건 결제

'디지털화폐 굴기' 경계 시선에는

"세계 통화질서에 도전 안해" 수습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  /로이터연합뉴스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디지털 위안의 첫 온라인 전자 상거래 결제가 이뤄졌다. 중국이 전자 상거래 거래 성공과 함께 국제적인 우호 분위기 조성이라는 국내·국제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확산 양면작전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화폐 시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도입이 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2위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징둥이 디지털 위안화 결제에 무난히 성공했다. 징둥 측은 “직영 플랫폼에서 지난 11월 오후 8시부터 12일 오후 8시까지 24시간 동안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된 건수가 약 2만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장쑤성 쑤저우시를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2차 공개 시험 지역으로 선정하고 11일부터 시범 사용에 들어갔다. 인민은행은 11일 저녁 8시 추첨을 통해 쑤저우 시민 10만 명에게 디지털 위안화 홍바오 200위안(약 3만 3,000원)씩을 배포했다. 총 배포 금액은 2,000만 위안(약 33억 원)이었다. 이 돈을 받은 사람들이 징둥 애플리케이션에서 디지털 위안화로 온라인 결제를 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10월 선전의 디지털 위안화 1차 시험에서는 오프라인 결제만 진행했다. 이번 쑤저우 2차 시험에서는 전자 상거래 결제에까지 도전한 셈이다. 징둥 온라인몰 결제는 일단 큰 장애 없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디지털 위안화로 주문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0.5초로 위챗페이 등 기존 ‘페이’ 지불 방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징둥의 디지털 위안화 거래 성공은 캐시리스(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중요한 진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수년 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준비에 나선 중국은 올해부터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 동계 올림픽 개최 예정지 등에서 폐쇄적으로 내부 실험을 진행하다 10월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5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대규모 공개 시험을 했다.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법정 디지털 화폐를 정식으로 발행해 사용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오는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전에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금융 관계자는 “선전과 쑤저우가 올해 시험 작업을 하고 내년 슝안까지 사업이 완료되면 디지털 위안화 도입 시기가 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위안화를 통한 위안화 국제화 확산을 경계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은 관변 학자를 동원해 수위 낮추기에도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13일 상하이 금융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은 국내외 이용자의 편리를 위한 것일 뿐 달러화·유로화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의 세계 통화 질서에 도전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저우 전 행장은 이강 현 인민은행장의 전임자로 재임 기간에 위안화 국제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해 ‘미스터 런민비(人民幣·위안화)’라는 별명을 얻은 사람이다. 결국 전문가를 통해 중국의 디지털 화폐 도입이 ‘위안화 패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득한 셈이다. 저우 전 행장은 “일부 국가들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우려한다”고 인정하면서 “우리가 민감한 문제를 먼저 건드리지 않고 위안화 국제화를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대국의 쇼비니즘(공격적 민족주의)으로 여겨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