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休] 혼자서 차분하게…'코로나 시대' 해맞이 감상법

■서울관광재단, 해맞이 명소에 은평구 선정

낮고 길게 뻗은 산등성 최상의 등산 코스

산자락의 사찰 수국사는 '황금법당' 명성

봉산 봉수대 뒤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봉산 봉수대 뒤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으며 지금껏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평소 같으면 시끌벅적했을 연말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혼자서라도 조용히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연유에서 서울관광재단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곳으로 서울 은평구를 선정했다. 은평구는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봉산부터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사찰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봉산은 좌우로 뻗은 산줄기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봉령산’이라고도 불린다. 해발 207m로 낮지만 산등성이가 길게 뻗어 있어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를 느끼기 좋은 등산 코스를 갖추고 있다. 봉수대에서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매년 은평구의 해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오히려 더 차분하게 일출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참여로 식재된 편백나무가 봉산 자락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주민들의 참여로 식재된 편백나무가 봉산 자락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


일출 산행 시 가장 쉬운 코스는 수국사 뒤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정상인 봉수대로 가는 길이다. 코스가 짧아 30분이면 봉수대에 도착할 수 있다. 대신 시작부터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계단으로 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봉수대 정상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남산타워를 찾아야 한다. 겨울철 해는 남산타워의 왼쪽에서 떠오른다. 봉산에서 일출을 바라볼 때 해가 인왕산 능선 너머로 뜨기 때문에 예보된 일출 시각보다 10~15분 뒤에야 태양의 모습이 온전히 나타난다.


봉산에는 편백나무 숲도 있다. 편백나무는 주로 남부 지방에 분포한 침엽수다. 따라서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편백 숲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봉산이다. 이곳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나무 심기 행사를 통해 현재 편백나무 1만 2,000그루가 식재됐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숲을 한 바퀴 걷는 것만으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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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으로 칠해진 수국사 대웅보전./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순금으로 칠해진 수국사 대웅보전./사진 제공=서울관광재단


봉산 자락에 있는 사찰 수국사는 순금으로 칠해진 ‘황금법당’으로 유명하다. 수국사를 잠깐 들러가는 것도 좋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템플스테이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묵언을 원칙으로 휴대폰 사용이 금지되고, 하루에 한 끼만 제공된다. 다른 템플스테이에 비해 엄격하지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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