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일 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 가장 위태로웠던 때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연일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경우 역시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대학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이달 첫째 주와 둘째 주 전국에 거주하는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 조사를 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첫째 주 조사에는 1,110명이, 둘째 주에는 1,000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이 국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는 동안 ‘한국 사회’와 ‘내 생활과 생계’가 언제 가장 위태로웠는지를 묻자 “12월 현재”라는 답변이 각각 26.7%와 19.3%로 가장 많았다. 12월 다음으로는 ‘3월’이 위태로웠던 시기로 꼽혔다. 유 교수는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금이 가장 위태롭다고 인식하는 건 3차 대유행이 역학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의 일상을 다시금 위축시키는 위기임을 짐작하게 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응답자도 늘어났다. “나 자신의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전체의 16.8%로, 절대적인 비율은 여전히 낮았으나 동일 문항으로 봤을 때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감염 가능성이 ‘보통’이라는 응답은 61.5%, ‘낮다’는 21.6%였다.
정부가 이달 8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상향한 조치가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묻자 의견이 절반으로 나뉘었다. “억제될 것”이라는 답변은 49.2%,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은 47.2%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3.6% 수준이었다.
이번 설문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와 백신 두려움에 대한 의견도 확인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하는 1순위는 코로나19 치료기관에 종사하거나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진(66.6%)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어 고령자나 장기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약자(17.5%), 영유아·임신부(7.7%), 버스나 택배 등 필수서비스 제공자(5.5%), 장애인 등 사회 취약층(2.7%) 순이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으로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성급히 코로나 백신 접종이 추진되는 것이 두렵다”는 답변(55.8%)이 “백신접종이 다른 나라들보다 늦게 이뤄질 것이 두렵다”는 응답(35.7%)보다 많았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