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文 찾은 임대주택 '보여주기 쇼'...인테리어만 4,290만원

LH, 행사 비용에 4억 넘게 지출

김은혜 "서민 실상과 동떨어져"

방문 임대 주택 절반이 공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연합뉴스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이 예정된 공공 임대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4,290만 원을 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통령 방문 행사를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비현실적으로 좋게 보이기 위한 ‘쇼’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한 경기도 화성 공공 임대주택 2채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 비용으로 4,290만 원을 지출했다. 여기에 두 집을 꾸미기 위해 커튼과 침대, 식탁, 벽 그림 등의 명목으로 650만 원을 추가 지출했다. 더욱이 LH는 이날 행사 진행을 위한 유튜브 촬영 인력 등을 위한 비용으로 4억 1,000만 원을 사용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44㎡(13평) 투룸형 공공 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두 명도 (생활이) 가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발언이 아니라 변창흠 LH 사장의 설명을 확인하며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둘러본 공공 임대주택이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형태가 아니라 LH가 약 4,000만여 원을 들여 꾸민 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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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 측은 “대통령이 방문한 주택은 주민들이 사는 집 형편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보여주기 식 이벤트”라며 “이날 소개된 주택들은 보증금 약 6,000만 원에 월 임대료가 19만~23만 원가량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행사 준비를 위해 총 4,290만 원의 비용을 들여 긴급 수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가구 기념 단지인 동탄 공공 임대주택에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가구 기념 단지인 동탄 공공 임대주택에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LH는 이에 대해 “실제 거주하는 환경을 보여주기 위해 인테리어 등을 한 것”이라며 “4억 5,000만 원은 발주 기준으로 실제 정산할 경우 비용은 줄어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임대주택 단지의 총가구 수는 1,640세대로 이 중 25%인 410가구는 모집 공고 이후에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비어 있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심지어 대통령이 방문한 복층형(전용 41㎡)의 경우 100가구 중 33가구가 공실이고 이 단지의 전용 16㎡형은 450가구 중 210가구가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쳤다”며 “주거 안정은 도외시한 채 대통령의 심기 관리에만 몰두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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