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월 수출 물가 지수가 91.96(2015년=100)으로 한 달 전보다 0.8% 하락했다고 16일 밝혔다.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간 11월 수출 물가는 지난 1984년 12월(91.09)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수출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9% 떨어지며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원화 강세 기조가 11월 들어 두드러지며 수출 물가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월 1,144원 68전에서 11월 1,116원 76전으로 떨어졌다. 한 달 사이 2.4% 하락했고 전년 동월과 견주면 4.3%나 내렸다.
수출 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4.4%), 1차 금속 제품(0.2%)은 올랐으나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1.1%), 기계 및 장비(-2.0%) 등이 내렸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인 D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출 물가는 각각 -2.4%, -4.7%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D램의 원화 기준 수출 가격은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하락세로 반도체 수출 가격은 재고 보유량의 해소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국제 수요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은 이달 들어서도 가파르게 진행돼 수출 기업이 실제 원화로 쥐는 돈은 줄고 수출 물가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원·달러 환율은 3일 1,100원대가 깨진 후 계속 1,080~1,090원대를 오가고 있다. 환율은 이날 1,09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11월 수입 물가 지수도 한 달 전에 비해 0.3% 떨어지며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0.6% 하락하면서 10개월 연속 내림세를 탔다. 수입 물가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광산품(4.1%) 등 원재료가 올랐으나 역시 원화 강세로 중간재(-1.2%)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