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뱅·토스 면접선 '문화적합성' 먼저 본다

입사희망 1순위 떠오른 최고 직장

신입보다 경력 위주로 수시 채용

면접은 최소1시간 심층 인터뷰로

자율성 높지만 효율성 중시 맞춰

기업문화 적응할지 철저하게 검증

예로부터 은행은 취업준비생에게 입사 희망 직군 최상위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인기있지만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기존에는 시중은행이나 국책은행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최고 직장으로 꼽힌다. 올해 6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1,045명을 대상으로 가장 일하고 싶은 1금융권 시중은행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카카오뱅크는 1위에 올랐다. 조사 당시 카카오뱅크는 출범한 지 만 3년이 채 안 됐다. 증권사와 은행 출범을 준비중인 핀테크 업체 토스 역시 마찬가지다. 7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서 개발자 채용에 나서자 나흘만에 지원자수가 3,000명에 육박했다. 젊은이들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 1순위인 카카오뱅크와 토스, 어떻게 입사할 수 있을까?

카카오뱅크는 신입보다 경력 채용을 우선한다. 직원 대부분이 경력 사원으로 입사했는데 주로 IT와 금융 관련 출신이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IT 인력 비중이 40%, 비즈니스 인력이 60% 정도다. 필요할 때마다 채용하는 문화로, 취업 희망자는 수시로 카카오뱅크 채용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직무성격에 따라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등의 취업 포털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아직까지 시중은행과 같은 대규모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







채용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등이 포함된 서류전형을 거쳐 실무진, 임원 면접 등으로 이어진다. 자기소개서에는 지원동기, 직무 관련 역량, 경력과 경험,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작성하고 접수된 입사지원서는 실무진 평가자들이 직접 모두 검토한다. 실무진 면접에는 실무자 3~5명이 면접관을 맡는다. 면접은 지원자 1명당 최소 1시간이 소요되는 심층 인터뷰 방식이다. 입사지원서에 기재된 이전 경력 사항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입사 후 맡게 될 실무와의 적합성을 확인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문화에 어우러져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등의 ‘문화 적합성’도 중요한 검증사항이다.

카카오뱅크의 수평적인 기업문화는 업계에 정평이 났다. 직급 없이 직책(대표, 팀장)만 존재한다. 대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영어 이름을 부르는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대표실과 임원실도 따로 없어 대표 역시 일반 직원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다. 대표나 직원 중에 할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본인의 의견을 쉽게 전달하는 구조다. 자유로운 의견 공유 문화도 갖춰져 있다.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고, ‘내 의견’이 실제로 반영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하나의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고민하고, 활발하게 의견을 공유한다. 기획단계서부터 법무, 개발, 디자인, 마케팅, 비즈니스, 서비스 등 모든 팀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단 한 명을 영입하더라도 실무진이 꼼꼼하게 평가하고,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임원 면접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직무수행역량과 문화적합성을 재확인한다. 수평적, 능동적인 카카오뱅크의 기업 문화에 지원자가 잘 적응할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IT관련 개발 직군은 서류 전형 이후 면접 과정 전에 ‘코딩 데스트’를 거친다. 직무 수행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실제 담당할 업무와 유사한 문제를 출제한다.


토스의 채용절차 역시 카카오뱅크와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서류 전형, 직무 인터뷰, 문화 적합성 인터뷰 순으로 진행한다. 포지션에 따라 실무 인터뷰 전에 과제 전형, 코딩 테스트, 스크리닝 콜 등을 진행한다. 문제는 인터뷰, 다른 기업으로 따지면 면접 과정이다. 기존 은행이나 대기업 전형과는 차이가 크다. 그만큼 전형 과정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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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인터뷰는 업무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다. 현업에 있는 직원들이 담당한다. 문화 적합성 인터뷰는 토스의 핵심가치와 문화에 얼마나 맞는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자리다. 결국은 토스의 기업 문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토스는 구성원을 ‘토스팀’이라고 칭한다. 직원들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내가 맡은 일보다는 자신이 속한 팀의 일이 중요하고, 팀의 일보다는 토스팀 전체가 더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효율성과 유연성의 동시 추구’다. 언뜻 보면 자유분방할 것 같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토스팀은 높은 퍼포먼스 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토스 관계자는 “높은 성과를 내는 것보다 직업 안정성과 편안함을 더 가치있게 여기는 분들이라면 토스팀에서 행복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성과 책임감을 중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는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위임’과 ‘신뢰’가 뒤따른다. 훌륭한 직원을 채용해 업무를 위임함으로써 자율성이 커진다. 위임한 일을 따르는 업무 문화가 유지되려면 상호간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위계질서나 상하관계는 배제한다. 누구에게나 이름에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거나 반바지 등 캐주얼하고 자유로운 복장을 입는 것은 이런 수평적인 문화를 대변한다. 모든 건의사항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돼 있고, 매주 타운홀미팅(전사 회의 및 문답 시간)을 통해 공론의 장이 열린다. 내가 이런 문화에 적합한 인물인지 먼저 되물어야 비로소 토스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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