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 가격이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늘어난다. 특히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껑충 뛸 예정이다.
18일 서울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에게 의뢰해 내년도 공시 가격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계산한 결과 고가 주택의 경우 1주택자라도 50%가량 세금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액은 만 59세, 만 5년 미만으로 소유한 1주택자가 종부세 세액공제를 받지 않는 경우를 가정해 산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가구주택의 내년 보유세는 1,406만 원에서 2,039만 원으로 633만 원 늘어난다. 상승률이 45%에 이른다. 재산세보다는 종부세가 크게 올랐다. 재산세는 내년 494만 원으로 올해보다 11.8%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종부세는 올해 583만 원에서 79% 상승한 1,043만 원으로 예상됐다. 이 주택 보유자는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71.0%(822만 원→1,406만 원) 오른 보유세를 냈는데 내년에는 여기서 다시 50% 가깝게 증가한 보유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른 지역의 고가 주택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도 공시 가격이 올해 29억 2,100만 원에서 내년 32억 4,300만 원으로 11% 올랐는데, 이에 따라 보유세 역시 올해 2,678만 원에서 내년 3,827만 원으로 42.9%(1,148만 원) 상승했다.
강북 지역 단독주택이지만 종부세 대상이 되면서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경우도 있다.
마포구 망원동의 한 다가구주택은 올해 공시 가격이 8억 6,900만 원으로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지만 내년에는 9억 6,300만 원으로 오르면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다. 이 주택의 경우 보유세가 올해 221만 원에서 내년 299만 원으로 35.3% 늘어났다.
중저가 주택도 상승 폭은 덜하지만 공시가가 오름에 따라 보유세가 늘었다. 올해 공시 가격이 4억 원인 종로구 가회동의 한 주택은 내년 공시 가격이 4억 900만 원으로 2.3% 올랐다. 보유세는 82만 원에서 86만 원으로 4만 원(5.6%) 상승했다.
우 팀장은 “공시 가격이 15억 원 초과 주택과 9억 원에서 15억 원 사이의 고가 주택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르면서 보유세 인상 폭도 중저가에 비해 더 커졌다”며 “정부가 공시 가격 현실화를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시 가격 현실화에 따라 늘어난 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 팀장은 “세입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주인 입장에서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만큼 은퇴자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박윤선기자 ya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