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안 대표가 이날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선 만큼 지지부진했던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이날 안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배경으로 “나라와 민생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서라”고 밝혔다. 그는 “고통스럽지만, 문재인 정권의 지난 3년 반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며 “조국 전 장관 일가의 행태를 보며 우리는 이 정권 핵심들의 가식과 위선을 목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혁을 말하고 서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서민은 더욱 고통 속에 빠트리고 자신들은 호의호식하는 자들의 부정과 위선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뻔뻔한 얼굴로 망나니 칼춤을 추는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이 정권의 파렴치에 치를 떨어야 했다. 국회는 거수기로, 여당은 청와대 출장소로 만들고 야당을 대놓고 무시하고 외면하는 저들의 오만함 때문에 87년 민주화이후 쌓아 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사망선고를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민주주의의 적, 독재 정권이 되어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문제에도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부동산 문제는 어떻습니까? 이 정권에는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주택정책의 원칙 자체가 없었다”며 “집주인은 불로소득자로, 강남 주민은 투기꾼으로 몰아 규제와 세금 폭탄만 퍼부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그 결과 집값은 폭등했고, 전세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며 “집을 사려던 무주택자들은 대출이 막히고 돈 빌릴 길도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세금 내기 위해 한 채밖에 없는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 그런데 세금폭탄 때문에 집을 팔 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상황, 보유세로 몇 달 치 월급을 뜯기는 상황을 만들어 놨다. 소득주도성장 하겠다더니 월급 모아서는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는 서울을 만들었다”며 “주거 사다리를 완전히 걷어차서,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양극화 지옥의 터널로 전 국민을 내몬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안 대표는 “이런 정권, 이런 무능을 내년 보궐선거에서 심판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세상 물정 모르는 운동권 정치꾼들이 판치는 암흑의 길로 영원히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 무도한 정권의 심장에 직접 심판의 비수를 꽂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는 “‘내년 서울시장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은 하나 마나 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많은 원로분들의 충정 어린 말씀이 계셨다”며 “결자해지(結者解之), 묶은 사람이 풀어야한다는 말씀에 참으로 송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저는 오늘, 결자해지의 각오와 서울의 진정한 발전과 혁신을 다짐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