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식당 이용이 금지돼 구내식당을 이용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외부식당보다 북적이는 구내식당이 더 위험해 보입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따라 요즘 구내식당만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정부가 24일부터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를 내린 가운데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한 국방부에서는 구내식당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그 동안 휴가통제를 비롯해 간부들의 회식·사적모임을 금지해왔고,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 지난 8일부터는 외부(영외)식당 이용을 하지 않도록 했다. 이 같은 방침은 국방부 본청을 비롯해 육·해·공군·해병대, 직할부대, 산하기관 등 모든 군기관에 적용된다.
이에 군인·군무원들은 구내식당만 이용할 수 있어 점심시간이 되면 국방부 등의 내부식당은 북새통을 이룬다.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한 장교는 “구내식당에서 한 칸 띄워 앉기를 해도 본청 식당은 100여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한다”며 “이게 과연 제대로 된 거리두기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직할부대에 근무하는 한 군무원은 “구내식당으로만 사람이 몰리니 줄서는 시간도 이전보다 길어졌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람 많은 구내식당이 외부식당보다 코로나19 감염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국방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시 등 공공기관들이 외부식당 이용을 금지시키지는 않았지만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발표되면서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자발적으로 외부식당을 가지 않는 분위기다.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들의 구내식당도 사람이 몰리기는 마찬가지고 이곳에서도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청이나 구청 인근 식당의 어려움을 고려해 외부식당 이용금지 조치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외부식당 보다 구내식당 이용자가 늘었다”며 “식사시간이면 구내식당으로 직원들이 몰리고 있어 구내식당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아야 하는 게 중요한 만큼 기관 등의 구내식당은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부득이하게 구내식당만을 이용해야 한다면 부서별 또는 근무 장소별 등으로 식당 이용시간을 나눠 운용하는 게 좋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핵심이 한 장소에 다수가 모이지 않는 것인데 자칫 구내식당이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