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秋-尹 마지막 승부...법원 결정, 檢 인사서 수사까지 좌우한다

[갈림길 선 윤석열]

기각 인용 따라 尹 운명도 180도 바뀌어

초유의 총장 공백에 인사까지 겹칠 경우

지휘부 교체 등 사실상 수사 동력 '상실'

공수처 출범에 주요 수사 이첩 가능성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 열린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배너와 법무부 규탄 화환 등이 세워져 있다./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 열린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배너와 법무부 규탄 화환 등이 세워져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 심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법원의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 쓰나미급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가 낼 결론은 앞으로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인용·기각 여부에 따라 윤 총장은 즉시 복귀냐, 식물 총장 전락이냐가 결정된다.

특히 윤 총장의 거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주요 수사에 영향이 미치는 게 불가피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과 검찰 인사 등 굵직한 사안도 예정돼 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윤 총장의 운명은 물론 검찰의 주요 수사·인사 등에 줄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尹 거취…수사 운명 ‘좌우’=행정법원 심문에 따른 결론은 우선 윤 총장 거취와 직결된다. 법원의 인용 결정은 윤 총장의 업무 복귀를 뜻한다. 수사 지휘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권한이 회복되는 것이다. 이는 얼어붙은 검찰 수사 동력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윤 총장이 업무에 복귀하면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에 나설 수 있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1일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직무 정지에서 복귀한 직후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팀이 올린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한 바 있다.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에 성공하면서 검찰 수사에도 물꼬가 트였다.

반면 윤 총장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주요 수사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이 식물 총장으로 전락하면서 대검찰청이 직무 대행이라는 비상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총장 공백으로 수사 지휘 등 적극적인 수사의 구심점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사정에 밝은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수사 등에 책임을 지는 자리로 주요 수사의 경우 수사 지휘를 내리는 사례가 많다”며 “그 자리가 공석이라면 주요 사건 수사를 해당 지방검찰청이나 지청 수사 지휘부가 단독으로 결정해야 하는 만큼 수사의 속도가 붙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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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 열린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한 시민이 윤 총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직 2개월 처분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 열린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한 시민이 윤 총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공수처 설립까지…연쇄 작용=법원의 결정은 곧 이뤄질 공수처 출범이나 검찰 정기 인사 등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법원이 기각하면 검찰 수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조직 내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검찰청법에 보장된 검찰총장의 의견 제시도 이뤄질 수 없다. 검찰청법 제34조(검사의 임명 및 보직 등)는 ‘검사의 임명·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때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담고 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총장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의견 제시 등 검찰 수장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년 검찰 인사를 앞두고 주요 수사 지휘부 교체나 대대적 물갈이 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이유”라며 “공수처 출범까지 맞물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건들까지 수사 주체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관련 법에 따라 검찰 등 수사 기관에서 3급 이상 전·현직 공무원 관련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대전지검에서 각각 수사 중인 윤 총장 장모·아내 등 연루 사건이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의혹 사건 등도 공수처로 이첩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수처 출범과 검찰 인사가 맞물리면서 주요 수사의 주체나 지휘부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2개월 내 본안 소송 결과 나오기 어려워…사실상 최종 판단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의 결정이 앞으로 이어질 본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게 내린 징계가 ‘정직 2개월’이다. 통상 징계 취소 소송의 경우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법원이 본안 소송에 대한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다. 징계 기간이 끝나면 소의 이익에 따라 재판부가 본안 소송을 기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이번 법원 판단이 최종 결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본안 소송을 맡은 재판부가 2개월 내 판결을 내리는 등 속도를 내더라도 앞선 법원의 판단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징계위의 절차적 타당성 등 같은 사안을 놓고 법적 판단을 내린다는 이유에서다.
/안현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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