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집회 금지통고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차량집회가 26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이들의 집회가 열리는 탓에 일부 지역에선 차량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비정규직이제그만’ 등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생명을 살리고 해고를 멈추는 240 희망차량행진 준비위원회’는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 앞에서 출발하는 행진은 취소하지만 서울 세 곳에서 행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대재해법 입법과 비정규직 해고 금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 등을 요구하며 전경련∼서울고용노동청∼청와대 인근 코스로 차량 240대 행진을 예고했다. 이에 서울시와 경찰은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상황을 고려해 감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며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그럼에도 시위 주최 단체는 이날 ▲차에서 내리지 않는 비대면 방식 진행 ▲3분 간격·100m 이상 거리 유지 ▲시속 50㎞ 규정 등의 자체 방역 방침을 준수하며 행진을 진행하겠다고 집회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경찰은 집회 시작 전 전경련 앞 도로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우고 검문소를 운영하며 엄중 대응했다.
집회 주최 측은 행진 전 기자회견을 하며 출발지를 분산해 국회 앞∼LG트윈타워∼한진중공업 본사∼서울고용노동청∼청와대 인근∼광화문광장을 행진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방역이라는 목소리로 차단하려고 해도 희망차량은 멈추지 않는다”며 “이런 정도의 차량 시위까지도 형사 처벌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어떤 국민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경찰이 여의도 일대에서 깃발과 스티커를 붙인 시위 참여 차량들의 행진을 막아서자 다른 차량들이 우회를 하며 일반 차량들과 뒤섞여 혼잡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