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 정장의 시대가 끝나고 평상복의 시대가 됐습니다.”
세계적 의류 업체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패스트리테일링사의 야나이 다다시(71·사진) 회장은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정장은 유럽이 발상이지만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는 캐주얼한 평상복이 받아들여질 요소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71년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한 야나이 회장은 1984년 부친이 경영하던 오고리상사(현 패스트리테일링)의 대표로 취임했고 그해 8월 저가 의류 업체 ‘유니클로’를 창업, 패스트리테일링을 세계 3위의 의류 업체로 키운 인물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달 저가 브랜드인 지유(GU)의 가격을 30% 깜짝 인하했다. 야나이 회장은 이에 대해 “소득이 늘지 않으면서 실업자와 휴직자 등 집에서 대기하기를 강요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해 불안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가격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있을 수 없다”며 “지금 가격을 올리면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가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나이 회장은 “금융 완화 조치를 계속한 결과 주가가 크게 올랐고 이로 인해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됐다”며 “하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돈이 가지 않고 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류를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야나이 회장은 “지출에 엄격해지면서 소비자는 제품의 브랜드와 품질을 따지게 됐고 이로 인해 신뢰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브랜드만 선택하게 됐다”며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착용감이 좋고, 오래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옷을 선택한다. 그냥 입고 버리는 옷은 이제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아마존닷컴과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의류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봤다. 그는 “IT 기업들은 실제 정보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 소비자에게 직접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라며 “이것이 그들이 의류 소매업에 진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옷을 사는 것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의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며 “미래에는 고객이 가게에 오지 않아도 옷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