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부터 코로나19 기원을 두고 중국과 충돌한 호주가 중국의 전방위적인 보복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보건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국가가 (코로나19) 평가 과정에 공개적이고 건설적으로 참여하길 장려한다”며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강력하고 독립적이며 포괄적인 평가를 위해 WHO 집행 이사회 회원국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내년 1월 WHO 국제조사단이 중국 우한을 찾아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강도 높은 조사를 주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7월 WHO는 전문가를 파견했으나 정작 우한에는 가지도 못한 채 조사를 접어야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바이러스의 기원이 자국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3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우한 세계 군인 체육대회에 왔던 미군 병사에게서 코로나19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노르웨이산 수입 연어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됐다”며 바이러스가 식품이나 식품 포장지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에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발원에 대한 국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했다. 이에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규제하고 와인과 보리에 각각 212%와 80.5%에 달하는 고율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도 호주는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호주가 중국의 경제적 압력에 굴복해 주권을 팔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