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투업계 "ESG, 2021년 글로벌 투자 주류로 자리잡는다"

ESG 부문 과거엔 큰 주목 못 받았지만

지난해 ESG펀드에만 1조달러 몰리며

규모 급성장...연기금·기관 관심 커진데다

각국 친환경 정책으로 수익률 높아져

금투업계 "내년 ESG 핵심 트렌드" 지목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ESG는 증권가에서 2021년 자본시장 전망을 제시하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어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줄인 말로 각 기업이 ESG에 포함된 공익적 가치를 구현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난해 관련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증권가에선 ESG를 진지한 테마로 다루는 모습이다. 더구나 각국 정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조하고 관련 자본의 규모도 커지면서 금융사들은 이제 ESG를 ‘거대 트렌드’라고 규정하고 있다.


2일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ESG 펀드 시장에는 지난해 3·4분기에만 810억 달러(약 88조 원)가 들어왔다. 지난해 상반기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100조 원)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해 3·4분기 기준 ESG펀드 순자산이 7억 5,700만 달러(약 8,400억 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당장 ESG 펀드 시장에 돈이 많이 유입된 배경은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펀드 중 연초 이후 28일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129.26%의 수익을 거둔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였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113.47%)’가 그 뒤를 이었다. 둘 다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ESG 관련 펀드다.

해외 펀드 시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다. 가령 태양광 에너지 업체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솔라 ETF(TAN)에는 지난 1년 사이 14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가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지난해 말에 비해 233.93%의 수익률을 거두며 전체 ETF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성과를 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올해에도 ESG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연기금과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화석연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이나 담배 등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산업에는 투자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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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투자 결정 시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며 화석 연료 관련 매출이 전체의 25%를 넘는 기업들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네덜란드 공적연금(APG)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의 석탄 발전소 프로젝트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6,000만 유로(약 790억 원)의 한국전력 지분을 매각하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각종 이상 기후를 계기로 사회·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에 정부와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ESG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랙록은 ‘2021년 글로벌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는 노동자의 안전 등 이제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ESG 팩터를 조명하고 있다”며 “세계는 ‘지속가능성’의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50년까지 유럽을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유럽 그린딜’을 제시했으며,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부도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구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각국의 정책 모멘텀은 신재생에너지·전기차 관련주의 주가 강세로 이어지기도 했다. 삼성·현대차·SK그룹 등 각종 대기업도 탈석탄·친환경·상생 등의 테마를 내세우면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ESG 관련 평판이 좋은 기업일수록 규제·환경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재무적인 성과 역시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ESG가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중요도가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유럽을 중심으로 유입되던 ESG펀드 자금이 미국에서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일본 등 기타 지역에서도 큰 폭으로 유입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ESG가) 글로벌 주류 투자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기존의 상장주식 펀드에서 벗어나 채권·대체투자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어 투자자에게 다양한 ESG 포트폴리오의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노동, 데이터 거버넌스, 주주권 강화가 당장 기업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ESG 이슈”라고 분석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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