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서울의 한 건설사. 이 회사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경리로 일한 A씨는 회사 명의 은행 계좌에서 자기 명의 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에도 A씨는 자기 계좌로 돈을 빼내는 일을 100차례 넘게 반복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가 2018년 4월께까지 약 6년간 빼돌린 회삿돈은 15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A씨는 이 돈을 주식 투자나 생활비 등 개인적 용도로 썼다.
A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2017년 2월 회사 계좌와 연계된 OTP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사문서를 만들어 회사 인감도장을 찍었다. 문서 내용은 자신을 대리인으로 위임한다는 것이었다. A씨는 이렇게 위조한 서류를 은행에 제출했다. 그는 주식 투자를 하려고 회사 적금을 해지하기 위해 보험사에 제지급신청서를 위조해 보내기도 했다.
이후 A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 A씨 측은 “15억7,000여만원 중 9,800여만원은 회사의 지시나 승인 하에 이체됐다가 현금으로 인출돼 회사를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최근 A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직위와 회사의 신뢰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며 “그 범행수법과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 이후에도 반성하기는커녕 회사의 금전 관리 방식에 미비한 점이 있음을 기화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