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로나에 면세점 매출 곤두박질...1년새 10조 증발

지난해 매출 14조...전년비 42%↓

제3자 국외반송 작년말 종료에

국경 봉쇄 강화로 한숨 더 깊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면세점 매출이 1년새 10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2019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년 매출 신기록을 세워왔지만, 하늘길이 막히자 속수무책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그나마 면세업계 숨통을 트여줬던 제3자 국외반송이 지난해 말 종료되고, 최근 코로나19 변이까지 나타나며 다시 국경 봉쇄가 강화되자 정초부터 면세업계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4조3,211억원으로 2019년 전체 매출 24조8,586억원 대비 42%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월별 매출이 2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2월부터는 매월 1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12월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돼 이를 합쳐도 작년 매출 대비 약 10조원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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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면세업계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면세점 운영 시간 조정에 이어 직원 근무시간까지 단축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럼에도 롯데·신라·신세계(004170) 등 업계 빅3의 실적은 반 토막 나고, 에스엠 등 중견면세점은 아예 사업을 철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재고면세품의 국내 판매를 허용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다. 특히 외국인이 방한하지 않고 해외에서 직접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3자 반송 제도를 통해 업계는 6,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 교란 가능성을 이유로 지난해 말 제3자 반송을 종료하고, 대신 입국한 외국인이 여러 차례 해외로 물품을 보내는 다회 발송을 내놨다. 다회 발송은 외국인이 일단 한국에 입국하고 자가격리도 해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경 간 이동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다회 발송 제도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간신히 매출을 지탱해주고 있는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의 수 자체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의 수는 6만5,655명으로 전월 대비 5,000명가량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 172만명과 비교하면 약 30분의 1로 줄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업계는 매출의 약 95%를 다이궁을 통해 올렸다”며 “제3자 반송 종료로 다이궁들도 발길이 끊기면 이들을 잡기 위한 업계의 수수료 출혈경쟁은 더욱 격화돼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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