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전국에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 가운데 현재까지 접종을 완료한 백신량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 자료를 인용해 1,541만8,500회 접종분의 백신이 전국에 배포됐지만, 이 가운데 456만3,260명이 1회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백신 배포량의 29.5%만 실제 접종에 사용됐다는 의미다.
지난 2일 기준 미국의 백신 배포량은 1,307만1,925회 접종분이었고, 이 중 32%에 해당하는 422만5,756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미국 백신 개발과 배포를 총괄하는 백악관 ‘초고속 작전’팀은 미국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인정하면서 주(州) 정부와 협력해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실제로 계획했던 것보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욱 느려졌다”며 “접종 목표치를 달성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연방정부가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민하는 가운데 미국에선 이날부터 화이자 백신 2회차 접종이 시작됐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지난달 14일 화이자 백신 1회차 접종을 시작한 지 21일 만이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을 두고 2차례 접종을 해야 제대로 된 면역 효과가 생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카이저 퍼머넨테 병원에서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는 헬렌 코도바는 화이자 백신 2회차 접종을 마쳐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코도바는 “백신은 조금 더 많은 희망을 제공해준다”며 “백신은 내 몸에 축적된 개인보호장비(PPE)와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투여량을 반으로 줄여 접종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가운데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데이터를 살펴본 뒤 이에 대해 언급하겠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에 모더나 백신의 절반 접종분만 맞히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인지에 관해 의견을 내기에 앞서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전날인 3일 모더나의 백신 용량을 반으로 줄여 투여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임상 시험에서 50㎍(1㎍은 100만분의 1g) 용량의 백신을 2회 접종받은 사람들이 적정 투여량으로 알려진 100㎍을 2회 맞은 사람과 비슷한 중화항체(병원체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그 영향을 중화해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처럼 백신 투약량을 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식품의약국(FDA)이 이번 주 만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