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왜 우리만?"...정부의 오락가락 지침에 집단 반발 도미노

"학원, 태권도장은 되는데"

헬스장 '오픈시위'로 반발

카페 점주도 민원제기나서

4일 영업을 재개한 서울시 용산구의 한 헬스장에서 회원이 운동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3일까지였던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조치를 이달 17일까지 연장하자 일부 헬스장 업주들이 반발하며 운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연합뉴스4일 영업을 재개한 서울시 용산구의 한 헬스장에서 회원이 운동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3일까지였던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조치를 이달 17일까지 연장하자 일부 헬스장 업주들이 반발하며 운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연합뉴스



“마스크 벗고 식사하는 것은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있고 태권도장, 학원도 문 여는 데 왜 유독 헬스장만 문제 삼는 건지 모르겠어요”

서울 용산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4일 영업을 재개했다. 딱 한 달 여 만에 다시 문을 연 것이다. 이 씨는 “마스크 착용한 상태에서 회원들이 운동해 감염 우려가 없다”며 “샤워장 이용도 금지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영업 중단 조치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자영업자의 집단행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 연장으로 4주간 문을 닫았던 헬스장 업주들은 영업에 재개하는 오픈 시위에 들어갔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KFMA)에 따르면 이미 서울·경기·부산 등지 헬스장 300여곳이 영업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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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움직임에는 전날 방역 당국의 조치가 도화선이 됐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집합 금지 조치는 오는 17일까지 연장 시행한 반면 태권도, 발레 등 학원으로 등록된 소규모 체육시설에 대해서는 동 시간대 교습 인원이 9명 이하면 영업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 생존을 위협받던 자영업자의 반발을 불렀다는 얘기다. 헬스장 업주들은 “같은 실내체육시설이지만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방역 정책에 형평성이 없다”며 항의 차원에서 헬스장 문을 다시 여는 단체행동인 일명 ‘오픈시위’를 하고 있다. 실제 헬스장 운영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헬스장을 열었다는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도 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정상 오픈을 한다”며 “수도권에 운영 금지 중인 자영업자 여러분도 모두 다 정상적으로 오픈을 하자”고 적었다.

방역 당국 입장도 일리가 없지 않다. 실내 운동을 하면 비말이 나오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측면, 운동 기구를 함께 사용하는 데서 오는 위험성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헬스장 점주들은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면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문제는 업종별 집단 반발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 당장 카페 점주들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전국 카페 사장 연합회’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보건복지부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한 업주는 “태권도장, 발레교습소, 학원 등은 방학 중 돌봄 우려를 이유로 편의를 봐주고 있는 정부가 헬스장 같은 경우 아예 문을 열지도 못 하게 하고 카페도 매장 이용이 불가능하게 하는 등 상식적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 조치를 내놓으니 답답한 게 아니냐”며 “이럴 거면 처음부터 3단계로 짧고 굵게 가든지 방역도 안되고 점주들은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불평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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