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버스 회사도 IPO를?...별걸 다하는 PEF

차파트너스, 서울·경기 등서 잇단 인수

웨일인베스트먼트는 소형 버스사 눈독

인프라 투자 같은 안정적 수익 노려

규모 키워 리츠처럼 상장까지 염두

0615A21 PEF의 버스업체 인수 현황 수정1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들이 시내버스 회사를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시내버스 사업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인프라 투자 대상으로 보고 인수하는 것이다. 자본 차익에 더해 배당을 제공하는 리츠와 같은 방식으로 버스 회사를 기업공개(IPO)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인 차파트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버스 업체를 추가 인수해 보유 버스 대수를 약 2,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한국BRT·명진교통·송도버스·강화선진·동아운수 등 서울과 대전·인천 소재의 업체 9곳을 인수해 버스 900곳을 보유한 국내 최대 버스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하반기 알펜루트자산운용으로부터 수원여객 인수를 결정하고 출자자(LP)를 모집하고 있는 웨일인베스트먼트는 인근 소형 버스 업체를 더 인수할 계획이다. 540여 대의 버스를 보유한 수원여객은 전국 시내버스 시장 점유율 4위 사업자다. 이뿐 아니다. 중소형 PE인 에스티리더스는 2019년 경기 부천시의 중형급(360대 보유) 시내버스 회사인 소신여객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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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PEF는 시내버스 인수를 일종의 인프라 투자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사업자들이 돈이 되는 노선만 선호하고 적자 노선은 기피하는 탓에 교통 소외 지역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다. 사실상 최소 운영 수입을 보장받는 구조다. 그만큼 현금 흐름이 일정하다는 것인데 PEF들이 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기대 수익률이 비교적 낮더라도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PEF들이 여러 곳의 버스 회사를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인프라 투자로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면서 “버스 회사를 통합하면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파트너스는 버스 회사를 IPO 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다. 부동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리츠나 철도나 고속도로와 같은 사회 기반 시설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088980)와 유사한 방식이다.

전기 버스 도입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지도 눈길을 끈 요소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기차 도입을 유인하기 위해 버스 구매와 충전소 설치 등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한 전기 버스는 기존 내연기관 버스보다 연료비가 4분의 1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시내버스도 인프라 투자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영세한 구조인 국내 버스 산업에 외부 자금을 투입해 효율성을 제고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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