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22개 산업 중 메모리 반도체만 우호적"…"현금 방파제 쌓아야”

한국신용평가 '2021년 산업전망 세미나' 개최

정유·유통·호텔면세 비롯 대부분 업황 '비우호적'

"코로나 영향 따라 차별적 회복세 나타날 것"

자료=한국신용평가자료=한국신용평가



올해도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정유, 호텔·면세, 영화관 업종의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실적 회복 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6일 한국신용평가는 ‘2021 산업전망 세미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회복 속도가 차별화되는 가운데 아직 대부분 산업들이 비우호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기업들에 대해 신용등급이 ‘부정적’, 또는 ‘하향검토’라고 평가한 곳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0개사다. 특히 △정유 △유통 △생명보험 △항공운송 △호텔·면세 △철강 △자동차부품 업종의 산업 전망이 부정적이다. 한신평은 “회사가 분석하는 22개 산업 중 우호적인 곳은 메모리반도체가 유일하다”며 “전반적인 산업전망은 중립~비우호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성장과 민간소비 부진 영향으로 유통부문의 실적 회복이 오래 걸릴 것으로 봤다. 경기 둔화와 높은 가계부채 수준으로 소비가 반등하더라도 저조했던 심리가 대폭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3년 이후 대형 유통채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 점도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 의무 휴업이 법제화된 이후 유통사들의 매출은 역성장하는 추세다. 업체 가운데선 인수금융 차입금과 리스부채 등 비용이 늘어난 홈플러스의 상황이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라인 경쟁력으로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산을 매각해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지만 사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본원적 현금창출력 회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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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면세 부문에 대해서도 재무안정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모회사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은 신세계(004170)디에프(약 3,000억 원)와 신세계조선호텔(약 2,800억 원)의 경우 연초 대비 재무지표가 개선될 것이지만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면서 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에 대해서도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는 전제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추가 강등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패션 부분이 하반기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나 면세점 사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석유수요가 급감하면서 수급 부담이 늘어난 정유사들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신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산업활동이 둔화돼 석유 수요와 정제마진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수급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이익창출력이 개선되기까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업황 상승 사이클이 재개되며 우수한 영업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공급 조절로 디램의 가격이 안정화된 가운데 5G, 자율주행, IoT, 인공지능 등 4차산업이 확산하고 IT기술의 적용 범위가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앞둔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재무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교진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말 약 8조 원의 인수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인수자금 조달 구조와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양사 생산방식 통합 등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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