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건 마음가짐과 운

■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




100억 원을 남긴 청소부와 하루아침에 파산한 백만장자 투자자. 무엇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른 걸까. 국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상반된 사례를 연구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는다. 첫째, 금융 성과는 지능, 노력과 상관없이 운에 좌우된다. 둘째, 금융 성공은 대단한 과학이 아니며, 사람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흔하게 작용하는 것은 두 번째 요인이다. 즉, 재무적 결과는 재능, 노력, 학력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소프트 스킬’이며, 이 소프트 스킬에서는 아는 것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

‘돈의 심리학’은 돈을 대하는 태도, 돈과 관련한 마음가짐 등 소프트 스킬을 총칭하는 말이다. 저자는 신간 ‘돈의 심리학’에서 ‘어떤 관점과 태도로 부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어떻게 돈을 벌 지에 관한 투자 기술서가 난무하는 요즘 ‘어떤 부자가 될 것인가’라는 좀 더 근원적인 주제를 파고드는 책이다.


워런 버핏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자이자 부자다. 그러나 그의 40년 투자 단짝이었던 릭 게린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릭 게린에 대해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게린은 똑똑했지만, 서둘렀다.” 게린은 1973년부터 1974년의 경기 하락기에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늘렸다. 그 사이 증시는 거의 70% 하락했고,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받은 게린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주당 4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버핏에게 팔아야 했다. 부자가 ‘된 적’은 있지만 부자로 ‘남지는’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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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얄궂은 ‘운과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게이츠는 당시(1968년)로선 드물게 최고급 사양의 첨단 컴퓨터를 도입한 레이크사이드 중등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레 컴퓨터에 매료됐다. 1968년 전 세계 3억 300만 명의 중등학교 연령 인구 가운데 레이크사이드 중등학교에 다니던 사람은 300명 남짓. 100만 분의 1의 확률의 행운을 만끽했던 이가 빌 게이츠다. 그는 2005년 이 학교 졸업생들에게 “레이크사이드가 없었다면 MS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게이츠와 단짝이었고, 역시나 컴퓨터에 능했던 켄트 에번스는 삶의 리스크에 떠밀려 행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학교 졸업 전 등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미국에서 등반 사고로 숨지는 사람은 매년 35만 명. 중등학교 때 산에서 숨질 확률은 100만 분의 1이다. 저자는 “우리 행동이 100% 결과를 좌우하기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며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행운과 리스크를 제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버핏과 게이츠, 존 D.록펠러 등 성공한 부자들, 그리고 부자로 남지 못한 이들의 다양한 실화에 각종 경제 개념과 심리학 연구 등을 더해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한 개의 장에 서넛 이상의 사례가 등장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는 “특정 개인이나 사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기서 발견되는) 더 큰 패턴에 주목할 것”을 당부한다. 1만 9,800원.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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