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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시장 亞 1위인데...거래액 절반은 ‘레버리지·곱버스’

작년 468종목 상장·순자산 52조원

하루평균 대금 전년比 188%↑3.8조

거래소 "시장 변동성 커져 쏠림 심화"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전년 대비 188%나 급증했다. 국내 ETF 시장이 상장 종목 수로는 아시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뤄냈지만 거래의 절반은 ‘레버리지·곱버스(2배 인버스)’ 상품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2020년 ETF 시장 동향 및 주요 특징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는 총 468종목으로 집계됐다. 총 순자산은 52조 원이다. 지난 2019년 말 450개 상장된 ETF가 51조 7,000억 원의 순자산을 보였던 것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ETF의 일평균 거래 대금이 크게 늘었다. ETF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3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전년(1조 3,000억 원) 대비 188.3%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월 19일 하루 ETF 거래 대금은 14조 원에 이르기도 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거래소 측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초저금리, 고유동성, 시장 변동성 확대는 개인 투자자의 직접투자 증가로 이어져 간접투자인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의 부진을 초래했지만 주식처럼 장내 거래가 가능한 ETF는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양적 성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ETF 상장종목 수는 463개로 집계된다. 세계시장에서 6위, 아시아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위치다. 아시아 2위는 중국으로 374개의 ETF가 상장됐다. 순자산 총액(450억 7,300만 달러)으로 보면 세계 12위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상위 5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1~11월 일평균 거래 대금은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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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성장도 함께 보였다는 게 거래소 측의 판단이다. 새로운 투자 트렌드인 헬스케어, 비대면(언택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K뉴딜 등의 테마형 상품을 상장하면서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혔고 대신 관심이 저조한 소규모·저유동 종목은 상장폐지해 라인업을 정비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비중도 37.8%로 1년 전(28.7%)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29.3%에서 17.2%로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다만 레버리지·곱버스에 집중된 시장은 한계라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레버리지·곱버스의 거래 대금 비중은 58.8% 수준을 보였다. 거래의 절반 이상은 레버리지형 상품이라는 의미다. 이 수치는 지난해 3월 65.5%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거래소는 “시장 변동성 증가로 레버리지 인버스 ETF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도 “기본 예탁금 도입, 투자자 의무교육 시행, 위탁증거금 100% 등 건전화 방안 시행을 통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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