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새 아파트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가운데 전세난과 공급 절벽, 청약 광풍까지 겹치면서 억 단위 웃돈을 부담하더라도 신축을 매수하는 것이다. 전용 84㎡(30평형) 기준으로 용인은 14억 원, 성남 구도심 재개발 단지는 12억 원을 넘어섰다.
◇ 수도권 이제 신축 10억 원 시대 =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수원 신축 단지들도 잇따라 10억 클럽에 가입하고 있다. 수원 팔달구 ‘매교역푸르지오SK뷰’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10억 980만 원에 거래되며 두 번째 10억 원대 거래를 기록했다. 영통구 ‘힐스테이트영통’ 전용 84.5㎡ 또한 지난달 9억 9,000만 원에 매매되며 ‘10억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 전매 제한이 풀린 화성 ‘신동탄포레자이’ 전용 84㎡ 분양권 또한 지난달 8억 117만 원에 손바뀜됐다. 안산과 시흥에서도 ‘초지역메이저타운푸르지오메트로(8억 원)’와 ‘시흥장현제일풍경채센텀(8억 1,875만 원)’의 전용 84㎡ 분양권 실거래가가 8억 원을 넘어섰다.
용인에서는 무려 14억 원 거래가 나왔다. 지난 2019년에 입주한 용인 수지구 ‘성복역롯데캐슬골드나인’ 전용 84.91㎡가 지난달 14억 원에 매매 거래됐다. 성남 구도심에서도 성남 중원구 ‘신흥역하늘채랜더스원’ 전용 84.99㎡ 분양권은 지난달 12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e편한세상금빛그랑메종’ 전용 74.8㎡ 또한 10억 7,057만 원에 거래되며 전 고가를 뛰어넘었다.
인천에서도 신축과 분양권 열기가 뜨겁다. 연수구 ‘더샵송도센터니얼’과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각각 9억 1,900만 원, 9억 783만 원에 매매되며 9억 원대에 진입했다. 평택 ‘고덕신도시자연앤자이’ 전용 84.6㎡ 또한 지난달 거래 가격이 7억 9,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 규제가 만든 신축 인기 = 앞서 언급된 단지들의 공통점은 분양·입주권 또는 입주 5년 이내의 신축 아파트 단지라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신고가를 기록한 거래 가운데 상당수가 신축 아파트 또는 분양·입주권이다.
신축 인기가 높은 이유는 공급 절벽 우려가 크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올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입주 예정 아파트는 각각 2만 5,931가구, 9만 9,652가구다. 지난해보다 서울은 절반, 경기도도 3만여 가구 줄었다. 인천도 입주 물량이 지난해 1만 7,000여 가구에서 올해 1만 5,000여 가구로 준다. 앞으로 공급 예정인 3기 신도시 등 공동 택지의 경우 임대 물량이 상당수 채워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거래 가능한 분양권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정부는 앞서 2017년 6·19 대책으로 서울 내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이전등기 이전까지 막았다. 이어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더라도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5·11 대책을 내놓았고 이후 수도권 내 대부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현재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단지들은 극히 적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축 인기는 정부의 겹 규제가 만든 대표적 부작용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