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텔, 삼성전자와 위탁생산 협의 중"...삼성전자 수혜 입을까

블룸버그 "인텔, TSMC·삼성전자와 논의중"

업계에선 'TSMC 외주 가능성 높다' 분석

TSMC 생산 풀가동...삼성이 인텔 물량 맡을수도

파운드리 경쟁력↑ 기대감...매출 급증 분석도

인텔 로고 /위키피디아인텔 로고 /위키피디아



지난달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기술력을 지적받는 ‘굴욕’을 당한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이 자사 핵심 반도체칩 생산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로부터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TSMC가 인텔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외주 생산 물량을 가져올 경우 파운드리를 포함한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위탁 생산은 일러야 2023년이 될 것이며 기존 고객들이 위탁생산하던 라인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TSMC나 삼성전자에 위탁생산 여부를 2주 내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아웃소싱 여부를 오는 21일로 예정된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개 때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초 7나노 장비를 추가 구비할지, 파운드리를 맡겨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자 업계에선 TSMC와 삼성이 외주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텔은 지난해 7월 이미 경쟁사에서는 생산하고 있는 7나노 반도체의 개발을 이전 계획보다 6개월 가량 늦출 정도로 기술력이 현격하게 밀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인텔에 “TSMC와 삼성전자 등 동아시아 경쟁사들에 제조 분야에서 뒤처졌다”며 반도체 생산 부문을 털어내라고 압박하며 아웃소싱 가능성을 부추겼다.

이재용(왼쪽 세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을 찾아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왼쪽 세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을 찾아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금으로선 인텔의 외주는 기술력과 양산 능력에서 앞서 있는 TSMC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블룸버그도 “ TSMC에 비해 삼성전자와의 논의는 더 예비 단계”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웃소싱 결정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인텔이 필요로 하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 뿐인데, TSMC 생산라인이 이미 풀가동 체제인 만큼 삼성전자가 그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종선 홍익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TSMC는 AMD, 애플 등을 포함해 이미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물량으로 생산 능력이 꽉 채워진 상태”라며 “삼성에도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도를 분산하고, 캐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한 회사에만 외주를 맡기지 않을 수 있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물량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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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로서는 인텔과 손을 잡을 경우 큰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분야 가운데 가장 경쟁력 갖춘 사업으로, 인텔이라는 큰 고객사를 확보하면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의 격차도 줄어들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칩 판매 가격 상승과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의 주문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이상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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