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공식화하는 등 핵전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우리 정부에 한미 연합 훈련을 중지하라고 압박한 동시에 ‘강 대 강, 선 대 선’이라는 대미 정책 기조를 선언했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5~7일 당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북미 갈등의 핵심 배경인 비핵화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핵’을 36차례나 거론하면서 핵전력 강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며 핵잠수함 도입을 공식화했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사거리 1만 5,000㎞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명중률을 높이라고 주문하는 한편 군사 정찰위성, 무인 정찰기 사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강 대 강, 선 대 선’이라는 대미 정책 기조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최대의 주적’이라고 규정하며 “새로운 조미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첨단 군사 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 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하는 데 대한 북남 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 합의 이행’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남북 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번영의 새 출발점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