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과 관련, ‘코로나 마루타’ 등의 표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백신 자체의 불신을 극단적으로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최 회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들의 권익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국회의원 만들어주고 큰 권한을 주고, 국민혈세로 세비를 주었더니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하고 다니면서 코로나19 국난 극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느냐”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장 의원의 주장을 겨냥해 “세계적으로 현재 40국이 넘는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중에 우리나라는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했고 정부에서는 2월 말 백신접종 시작계획을 공표했다”면서 “이런 이유로 언론과 야당, 의료계에서 초기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최 회장은 이어 “장경태 의원은 본인 스스로 백신은 과학의 문제이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극단적인 반(反)과학적 태도를 보이며, 치졸한 정쟁을 행하고 있는 사람은 장경태 의원 자신”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최 회장은 “적어도 미국, 유럽, 영국 등 규제당국의 엄격한 검증을 거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경우 적어도 현재까지의 의학적 자료를 볼 때,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백신”이라고 강조한 뒤 “어디에도 없는 용어인 ‘백신 추정 주사’가 아니란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덧붙여 최 회장은 “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백신을 세계 각국의 국민들에게 접종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인체 면역을 획득케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마루타 실험’이 아니란 점도 말씀드린다”고 장 의원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최 회장은 더불어 “국민들은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나서서 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고한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어서 “국회가 정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런 장경태 의원 같은 사람부터 국회에서 제명해 국민에 대한 예의,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주장, 백신추정 주사를 놓아 코로나 마루타 하자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해당 글에서 장 의원은 미국·영국 등에서 이미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백신 추정 주사’라고 표현하면서 백신을 맞는 사람들을 일본 731부대 실험 대상자인 ‘마루타’로 비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어 장 의원은 다음날 오후 제목과 본문 내용을 일부 수정해 다시 올렸다. 제목은 ‘국민의힘 Kill 방역 주장, 마루타적 발상’으로 바뀌었고, 논란이 일었던 ‘백신 추정 주사’라는 표현도 없어졌다.
뿐만 아니라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것인가’라고 썼던 것은 “무작정 투약부터 하자는 무책임한 주장은 ‘마루타’적 발상일 뿐”으로 대체하고, 731부대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