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수표'로 귀한 대접을 받던 판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해 '골칫거리'가 됐다.
지난 3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에든버러 동물원이 판다 반납을 금전적 이유로 판다 반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왕립동물학회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필드는 "판다 '양 광'과 '티엔티엔'을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운영을 중지하고 재정난을 맞은 동물원에 연간 100만 파운드(한화 약 15억 원)의 판다 대여료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세계 동물원에 위치한 판다는 모두 중국의 소유다. 중국 정부는 냉전 시대 소련에 두 차례나 판다를 보내는 등 세계 각국과의 외교 현장에 판다를 무기로 삼아왔다. 2017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판다가 "중국의 강성외교를 완화하는 보조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초의 판다 2세인 푸바오의 엄마와 아빠 '아이바오'와 '러바오'도 2014년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판다 선물을 약속하면서 우리나라에 오게 됐다. 1980년대부터 중국은 판다를 오로지 대여 형식으로만 해외에 보냈다. 지난해 11월 그룹 블랙핑크가 장갑을 끼지 않고 푸바오를 만지는 모습이 공개되자 중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국보인 판다를 함부로 대했다며 항의한 것도 모든 판다가 중국의 소유라는 인식이 강한 탓이다.
중국은 판다를 대여해주고 연간 10억여 원을 '판다 보호기금' 명목으로 받는다. 10~15년의 대여기간 동안 판다 사육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은 대여한 쪽에서 충당한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중국이 '판다 외교'를 넘어서 '판다 대여사업'을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대여비와 사육비가 부담돼 판다를 포기한 곳은 에든버러 동물원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에버랜드에서도 경제적 부담으로 판다 두 마리를 돌려보냈던 적이 있다. 중국은 1994년 우리나라에 한중수교를 기념해 '밍밍'과 '리리'라는 판다 한 쌍을 선물한 적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이 판다를 둘러싸고 외화 유출 등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결국 판다를 중국으로 반환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