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치과 치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유동수(사진) 전 서울대치과병원장이 13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3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지난 1965년부터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서울대병원 치과진료부 원장을 지냈다.
특히 1969년 소록도에서 첫 봉사 활동을 시작한 이래 52년간 한센인 치료에 헌신했다. 일본 오사카대 객원교수로 활동할 당시 동료 일본인 교수가 보여준 한 장의 사진이 계기였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치아가 상한 한센인의 사진을 본 고인은 ‘한국 의사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길로 봉사에 나섰다고 한다. 실제로 한센병은 영양 상태가 좋으면 쉽게 나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치과에서 한센인 치료를 꺼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치료를 받지 못해 이가 상하면 발치를 해야 했고 이로 인해 영양 섭취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계속이었다.
고인은 이런 한센인들에게 씹는 기쁨과 건강을 되찾아주겠다며 1969년부터 소록도 봉사에 나섰고 ‘나환자를 구한다’는 뜻을 가진 한국구라봉사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구라봉사회가 학내 서클이었을 때는 지도교수로, 사단법인이 된 후에는 회장으로서 한센인 치과 치료에 몰두했다. 구라봉사회에서 치과 치료를 받은 한센인은 3만 4,000여 명, 제작한 의치는 4,7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인은 한센인의 치과 치료에 매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에는 ‘국민훈장목련장’을, 1996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2017년에는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했다.
유족은 부인 김성희 씨와 자녀 유임봉·임숙·임정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며 구라봉사회 사단법인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발인은 15일이다. (02)207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