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삼중수소 검출량이) 멸치 1g 먹는 수준이란 표현은 국민 안전을 완전히 무시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삼중수소가 체내에 (축적되는 게) 일시적일 때와 지속할 때는 그 위험성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당 환경특별위원회와 탄소중립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20~30년 동안 가동해온 노후 원전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월성원전 본부를 방문해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할 것”이라고 외쳤다. 탄소중립특위 실행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삼중수소 누출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이 사실이 국회에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탈원전 운동가 출신인 양이원영 의원은 “삼중수소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특히 중수로 원전 주변에서 많이 나온다. 바나나와 멸치를 삼중수소와 똑같이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원전에서 법적 기준의 18배에 이르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여러 여당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광우병 시즌2가 시작되었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의원들은 “해당 보도가 처음 나온 작년 12월 24일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해명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환경단체, 진보 매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원자력 포비아를 조성하고 있다”며 “바나나 6개, 멸치 1g 수준의 삼중수소를 괴담으로 유포하여 원전수사에 물타기 하려는 저급한 술수를 멈추어야 한다”고 외쳤다.
최 수석대변인은 “지하수에서 발견됐다는 건 지속적으로 음용된다는 것을 충분하게 예상해 볼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도외시하고 극히 일부분만을 강조해서 멸치 1g 수준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은 정말 잘못된 것으로, 오히려 월성 원전에 대한 국민의힘의 정치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경제성과 안전성을 다 봐야지 경제성만 따로 보고 안전성을 도외시하는 감사가 어딨느냐”며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전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지도부가)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더불어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