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유전자 변형’한다는 삼중수소, 캠핑용 손전등에도 쓰인다?

원자력·방사선 학회 연구... 에이즈 진단, 페인트·시계 등에도 사용

"고농도 노출돼야 유전적 손상 발생"... 인체 암 유발 연구 없어

與, '주민 안전 우려' 타당하나 무분별한 '공포' 조장 말아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월성 원전에서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가 누출됐다’며 진상 조사를 강하게 촉구하는 가운데, 삼중수소가 의료, 연구,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용 손전등과 발광 페인트, 일반 또는 군사용 시계, 나침반 등 실생활에서 폭넓게 쓰이는 것이다. 집권 여당이 월성 원전 인근 주민의 안전을 고려해 삼중수소 누출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원전과 방사성 물질에 대한 무분별한 공포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지난 2016년 7월 발간한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의료와 연구, 일반 산업 또는 군사용, 원자력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삼중수소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진단하는 데 활용된다. 삼중수소가 비거리가 짧은 방사성동위원소라는 특징에 착안, 에너지를 받으면 빛을 발하는 형광체와 결합해 아주 적은 양의 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또 삼중수소는 약물 동태시험, 지하수 연대 측정, 핵융합 발전 등 다양한 연구 목적으로 쓰인다.

출처=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2016)출처=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2016)



특히 삼중수소는 일반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삼중수소 발광제품이다. 삼중수소의 베타 붕괴 시 발생하는 전자와 형광물지과의 상호 작용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삼중수소 발광제품은 에너지원을 교체하지 않아도 10년 이상 빛을 발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삼중수소 발광제품은 기체형 삼중수소 발광선원(GTLS)과 방사성 발광 페인트 두 종류로 나뉜다. 기체형 삼중수소 발광선원은 긴급 표지판과 손전등, 낚시찌 등 일반 생활제품에 흔히 사용되며, 무기 가늠자와 랜턴 같은 군사용으로도 널리 쓰인다.


방사성 발광 페인트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방사선에 발광하는 물질인 섬광체와 혼합,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빛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방사성 발광 페인트는 일반용과 군사용 시계, 나침반 제작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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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 지금까지 삼중수소에 의해 유발된 인체 암 보고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 대중이 노출될 수 있는 농도보다 훨씬 높은 고농도 삼중수소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세포사멸, 유전적 손상, 생식기능 저해 등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 고농도 삼중수소에 노출돼 피폭선량이 500 밀리시버트(mSv) 이상일 때 생쥐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2016)출처=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2016)


그러나 경북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에 따르면 2018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원전 주변 지역 주민 484명을 대상으로 한 체내 소변 검사에서 삼중수소 농도는 평균 3.11㏃/ℓ, 최대 16.3㏃/ℓ로 나타났다. 이 중 최대 삼중수소 농도 16.3㏃/ℓ는 1년간 체내 기관이나 조직에서 받는 피폭선량으로 평가하면 0.00034m㏜로 연간 일반인의 선량한도 제한치 1m㏜에 크게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민 불안이 확산하는 만큼, 민간감시기구 주도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해 우려를 없애기로 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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