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지도 앱 ‘카카오맵’에서 맛집·카페 등 다중 이용 시설 외에도 집·회사 등 개인적으로 저장해 놓은 장소들이 노출됐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카카오는 즐겨찾기 설정 시 기본값을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이미 타인에게 노출된 정보의 경우 개인정보 침해 피해가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맵 즐겨찾기에 저장해 놓은 정보가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공개되는 줄 모르고 저장을 했다가 이용자 신상이 노출되는 사례가 여럿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카카오맵의 경우 맛집·카페·쇼핑몰 등 다중 이용 시설에 있어 리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리뷰를 남긴 이용자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이용자가 남긴 평가와 사진은 물론 즐겨찾기를 해놓은 정보도 모두 공개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용자는 “논란이 된 후 타인에게 보이는 내 즐겨찾기에 들어가 보니 맛집 폴더는 물론 친한 언니의 집을 저장해 놓은 것까지 떠 있었다”며 “조회수가 이미 여럿 되는데 이런 경우 노출이 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무실·직장 동료의 주소가 노출된 피해 사례 등까지 접수됐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즐겨찾기 정보가 ‘공개’로 설정돼 있다는 걸 몰랐다는 점이다. 카카오맵에서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할 때 폴더 이름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정보 공개 여부 항목의 기본 설정이 ‘공개’로 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즐겨찾기 폴더 생성시 해당 기능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다”며 “공개·비공개 여부를 설정 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 설정을 공개로 해둔 이유에 대해서는 “장소 정보는 이용자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정보라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로 보지 않았다”며 “즐겨찾기 장소 공개 기능은 타사의 유사한 서비스에서도 적용되는 기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모바일 상에서 폴더 이름을 입력할 때 공개 허용 사항이 키보드에 가려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즐겨찾기한 폴더들을 취합하면 충분히 행동 반경·하는 일 등이 특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논란이 된 후 현재는 공개 허용의 기본 설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비공개로 변경 조치를 완료했고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도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공개 설정으로 되어 있는 즐겨찾기는 개인이 비공개로 전환하지 않는 한 아직 ‘공개’로 노출돼 있어 개인 정보 유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혜진·윤민혁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