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파월 "경제, 목표치에 한참 미달...금리 인상 없다"

인플레 폭 크지 않고 오래 안 가

70년대 같은 고물가 시대 없을 것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출구 전략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분간 지금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거론한 양적완화(QE) 축소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할 시점이 되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한동안 지금의 자산 매입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 시간) 프린스턴대가 주최한 통화정책에 대한 질의응답(Q&A) 시간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제는 우리 목표보다 한참 못 미친다”며 “금리를 올려야 할 때가 되면 분명히 그렇게 하겠지만 당분간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를 위협할 인플레이션이나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연준의 관리 목표인 평균 2% 이상을 오랫동안 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때 소비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진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크게 그리고 오래 지속하느냐인데 (이번) 가격 상승은 그리 크지도,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평평한 필립스곡선을 갖고 있다”며 “1970년대 같은 고물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립스곡선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반비례함을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 전후로 경기가 회복하면서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만약 필립스곡선이 가파른 우하향 모양이면 물가가 급격히 올라야 한다. 하지만 실업률이 떨어져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으면서 우하향이 아닌 평평한 형태의 필립스곡선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필립스곡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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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고용을 중시하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그는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 주변에서 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고용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는 국가적 문제이며 우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매입에 관해서는 “민감한 부분이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가이드라인은 시간이 아니라 목표에 달려 있다. 점진적인 자산 매입 축소를 고려하기 전에 시장과 매우 명확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는 “현재로서는 긴축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파월 의장이 또 다른 긴축 발작이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긴축 발작은 지난 2013년 연준이 QE 축소 가능성을 거론한 뒤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친 사건을 말한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부양책 예고에도 주가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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