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아파트 하자 소송, 오해와 진실

이성재 법무법인 로직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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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도권에서 지방 대도시로까지 확산 중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평생을 모아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힘들어졌다. 가격 급등이 한때의 광풍이며 시간이 지나면 거품으로 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급등의 원인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고 정부는 단기간의 공급량 확대로 가격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신축 아파트의 하자 보수 관련 분쟁이나 소송이 증가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연도별 신청 건수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두 배 이상 늘어 매년 4,000건을 넘겼다.

일각에서는 하자 소송이 의도된 기획이며 하자 소송 시 입주민의 이익은 없고 변호사들의 배만 부풀린다고 주장한다. 변호사가 수임료 및 억대 성공 보수를 가져가서 입주민은 경제적 이익이 없고 변호사만 이익이 나는 소송이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입주민 이해의 반대편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쪽의 입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왜 하자 소송이 제기되고 있을까. 입주민의 하자 보수 요구에 건설사가 적시 적기에 하자 보수에 임하는데도 소송이 제기될 수 있을까. 현재 집합 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공동주택관리법에 마련된 자율적 해결 방법이 있기는 하다. 건설사가 입주민의 하자 보수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이에 대한 벌칙 조항은 없다. 그러나 하자 담보 책임 기간이 지나면 건설사의 책임이 면해지기 때문에 건설사는 입주민의 하자 보수 요청에도 시간 끌기에 치중한다. 입주민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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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소송은 다른 민사소송과 달리 대단히 많은 비용이 든다. 인지대·송달료 등 기본 소송 비용은 물론이고 전문 업체에 의한 하자 진단 비용, 법원의 감정에 따른 감정 비용, 필요에 따라 전문 기관에 의뢰 성능 실험 비용 등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른다. 통상 입주자대표회의는 하자 소송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법무법인이 하자 소송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금융 비용 외에도 추후 건설사의 부도 등으로 인한 판결금 미수령 등에 대한 위험 부담도 모두 법무법인이 떠안고 소송을 진행한다. 이러한 고비용·고위험 부담 구조로 인해 법무법인이 판결금 일부를 성공 보수로 약정하게 되는 것이다.

법무법인은 입주민의 경제적 이익이 없다면 하자 소송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입주민의 경제적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공 보수로 약정하고 소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입주민이 경제적 이익이 없으면 법무법인의 경제적 이익도 당연히 없는 것이다. 설사 패소를 하더라도 입주민에게 비용을 떠넘기지 않는다. 소송 구조상 입주민은 하자 소송에서 청구가 기각, 패소는 물론이고 승소하는 경우조차 판결 금액이 당초 예상 금액에 크게 미치지 못할 때도 다반사다.

현 제도에서 하자 소송은 결국 입주민들의 권리 행사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일반화하는 오류는 곤란하다. 입주민의 손해와 권리는 어디에 의지하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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