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로또 아파트'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가 일반 분양을 늘리기 위해 특별 공급 물량을 줄인다. 하지만 특별 공급의 40%에 이르는 이전 기관 공무원을 위한 물량은 그대로 둔 채 다른 유형의 특별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세종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값이 40% 이상 폭등했다. 아울러 청약도 전국구 단위로 이뤄져 올해 분양되는 새 아파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무원 특공은 그대로 둔다=18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이전 기관 특별 공급을 제외한 다른 특별 공급 물량을 줄여 일반 분양분을 늘릴 예정이다.
당초 세종시는 기관 추천(10%), 다자녀(10%), 신혼부부(20%), 노부모(3%), 생애 최초(15%) 등 58%에 달하는 특별 공급을 전체 가구 수 내에서 배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일반 특별 공급(58%)과 이전 기관 특별 공급(40%) 등 총 98%가 특별 공급이라 일반 공급 물량이 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세종시는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공무원 특공을 제외한 다른 물량(특공)에서 비율을 재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방식은 향후 세종시에서 분양하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49조에 따르면 특별 공급 비율은 10% 범위 내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자가 조정할 수 있다"며 "세종시는 이전 기관 특별 공급으로 40%가 빠지기 때문에 나머지 60% 안에서 다른 특별 공급 물량을 나누는 것이 맞다고 국토부가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종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특별공급 안내문을 보면 기관 추천 물량이 당초 123가구에서 75가구로 줄어들었다. 이전 기관 특별 공급 물량인 540가구까지 합하면 전체 특별 공급 물량은 975가구로 추산된다. 그렇게 되면 일반 공급은 300가구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초 예상됐던 20여 가구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왜 다른 특공만 줄이냐" 논란=일반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특별 공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전 기관 공무원 몫은 줄지 않고 기관 추천, 다자녀 등 일반 특별 공급 물량만 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례로 '기관 추천' 유형에는 국가유공자·장애인·중소기업근로자·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물량이 포함됐다.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기관 추천 특별 공급 안내문을 살펴보면 유형별로 국가유공자의 경우 25가구에서 12가구로, 장애인 전형은 34가구에서 20가구로 줄었다. 세종 지역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반 분양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 장애인 등을 위한 특별 공급 물량을 줄인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 같은 비판에 세종시는 "현재 기타 특별 공급 및 일반 공급 비율을 조율 중으로 기타 특별 공급 물량을 확정해 발표한 적이 없는 만큼 비율을 축소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편 세종에는 올해 5,600가구 이상이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물량이 585가구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로또 단지'들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누구나 청약이 가능한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