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CJ 장남' 이선호 복귀...경영승계 시작되나

이선호 부장 1년4개월만에 출근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비비고 만두 이을 새 'K푸드' 발굴

'포스트 이재현 체제' 본격화 해석에

CJ측은 "승계 수순 아니다" 선그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일선 업무에 복귀했다. 재계에서는 이선호 씨의 복귀와 함께 오너일가의 개인 지분이 많은 CJ올리브영 기업공개(IPO)도 가시화되고 있어 ‘포스트 이재현’을 위한 CJ그룹의 승계작업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LG 등 여타 주요 그룹들이 승계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CJ그룹 내부에서 승계 준비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이번 복귀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부장급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발령받아 출근했다. 2019년 9월 일선 업무에서 물러난 지 1년4개월 만이다.

이선호 부장이 맡게 될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은 K푸드 세계화를 위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제품을 발굴하고, 사업전략을 수립·실행하는 역할이다. 이 부장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후 통합전략(PMI) 작업을 주도하는 등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점을 고려해 회사 측이 해당 보직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비비고만두’를 이을 차세대 K푸드 발굴과 함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은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 1부장 등을 맡으면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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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선 이 부장의 복귀뿐 아니라 CJ올리브영 IPO 결정이 이 회장의 두 자녀인 이선호 부장, 이경후 CJ ENM 부사장으로의 승계 작업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선호 부장은 CJ제일제당을, 지난해 말 승진한 이경후 CJ ENM부사장은 미디어사업을 중심으로 각각 경영 역량을 쌓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CJ 지배구조의 중심 회사는 CJ㈜다. 이 부장, 이 상무 남매는 현재 CJ㈜의 지분을 각각 2.75%, 1.2% 확보하고 있다. 아버지 이 회장 지분(42.1%)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총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추가 지분이 필요하다. 이 부장은 대신 CJ올리브영의 최대 주주로 17.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지분율은 6.91%다.

남매가 지배구조와 무관한 CJ올리브영 상장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뒤 지배구조의 핵심인 CJ㈜의 지분을 증여받게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승계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 부장이 지난해 말 보유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한 것도 그의 경영복귀와 승계작업의 초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장이 매각 대금을 활용해 CJ㈜ 지분을 미리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번 지분 매각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깨고 1조 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상장이 완료되면 CJ올리브영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이 부장은 남아있는 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CJ와의 주식스왑을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다만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복귀를 승계를 위한 수순으로 볼 단계는 아니다”며 “이 부장은 그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그룹 비즈니스와 본인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과 공부를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보리·박형윤 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박형윤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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